[위기의 자동차산업] 현대차 법인세 400억원이나 줄었다
입력 2013-08-15 17:47
법인세가 덜 걷히고 있다. 법인세율이 낮아진 상황에서 경기부진까지 겹친 결과다. 현대자동차그룹의 법인세 비용도 400억원 감소하는 등 10대 그룹 법인세가 크게 준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국세청, 재벌닷컴 등에 따르면 공기업을 제외한 자산 순위 10대 그룹 소속 92개 상장사의 2012회계연도 법인세 비용은 총 12조1800억원이다. 이는 전년 10조9800억원보다 10.9%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삼성전자가 포함된 삼성그룹을 제외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법인세 비용은 5조7300억원으로 전년(2조7900억원)보다 105.3% 늘어난 삼성을 제외한 9개 그룹의 합계가 6조4500억원으로 전년(8조1900억원)보다 21.3% 감소했다. 법인세는 지난해 실적을 기준으로 올해 세금이 결정된다. 올해 삼성그룹을 제외한 대부분 기업에 부과된 법인세가 그만큼 줄어든 셈이다.
그룹별로는 현대중공업그룹의 법인세 비용 감소율이 가장 높았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세전 순익이 43.9% 감소하면서 법인세 비용이 7000억원에서 3600억원으로 48.4% 감소했다.
재계 서열 2위인 현대차 그룹 소속 10개 상장사의 법인세 비용은 2조7200억원에서 2조6800억원으로 400억원 줄었으며, 3위인 SK그룹은 1조4300억원에서 7600억원으로 46.9%나 급감했다.
그 외 한화(-45.6%) GS(-39.4%) 롯데(-36.1%) 포스코(-10.7%) LG(-9.5%) 등도 법인세 비용이 전년보다 줄었다. 세전 순익이 2년 연속 적자인 한진그룹은 법인세 비용이 1400억원에서 1700억원으로 증가하는 데 그쳐 실제 세수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10대 그룹의 법인세 비용 유효세율은 전년 22.1%에서 20.4%로 낮아졌다. 세전 순익이 평균 20.1% 증가했지만 법인세 비용은 10.9% 증가에 그쳤기 때문에 유효세율이 낮아진 것이다. 유효세율은 세전 이익에서 비과세 감면분 등을 제외하고 실제로 부과된 세금이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낸다.
금융권 관계자는 “10대 그룹 이외의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은 경기 둔화의 충격을 더 크게 받기 때문에 실제 법인세 세수 부족은 더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올 상반기 세수가 전년보다 10조원 가까이 덜 걷혀 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도 이처럼 법인세가 급감한 것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