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신뢰프로세스 본격화] 부친 朴 前대통령 시절 역사 강조해 눈길

입력 2013-08-15 17:46

“독일 광산에서 열사 중동사막에서… 국민 피땀으로 기적 만들어”

박근혜 대통령은 15일 취임 첫해 광복절 경축사 앞부분을 우리 역사에 대한 자긍심으로 채워 넣으면서 선친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역사를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박 대통령은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68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건국 직후 전쟁의 상처와 가난에 시달렸고, 기술도 자본도 자원도 없었지만 우리는 결코 좌절하지 않았다”며 “국민들의 의지와 투혼으로 일어나 독일의 광산에서, 열사의 중동사막에서, 월남의 정글에서 숱한 역경을 헤치며 국민의 피와 땀으로 기적의 역사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광복 이후 대한민국 역사에 대해 “온 국민이 함께 이뤄낸 영광된 것이었고, 실로 위대한 여정이었다”며 “이제 또 다른 기적의 역사를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한다. 그 위대한 여정을 국민 여러분과 함께 열어가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65년 전 오늘은 외세의 도전과 안팎의 혼란을 물리치고 대한민국을 건국한 날이기도 하다”며 “자유민주주의를 우리가 지향하는 핵심가치로 헌법에 담아 대한민국이 출범한 것이야말로 오늘의 번영과 미래로 나아갈 수 있었던 첫걸음이었다”고 평가했다. 박 대통령은 일제시대 독립을 위해 헌신한 선열들에 대해선 “정부는 그 고결한 뜻을 기리고, 유적과 기록을 보존·관리하는 일에 적극 나설 것”이라며 “그래서 그 뜻이 후손들에게 귀감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후반기 국정운영 구상을 설명하면서 경제 활성화를 향한 의지를 거듭 드러냈다. 그는 “정부는 경제 활성화를 위해 법과 제도를 개선하면서 지속가능한 경제발전의 틀을 구축해 왔다. 앞으로는 경제 활력 회복과 일자리 창출에 정책역량을 더욱 집중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적극적인 세일즈 외교 대통령으로 나서서 전 세계를 상대로 우리 경제의 지평을 넓히고 우리 기업들을 뒷받침해 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경제민주화에 대해선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고 “원칙이 바로선 시장경제 아래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을 통해 함께 커가고, 창의와 열정으로 무장한 벤처기업들이 끊임없이 생겨나는 역동적인 경제생태계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19분 동안 진행된 경축사에서 42차례 박수가 나왔다. 이어 진행된 광복절 노래 제창 순서에서 박 대통령도 태극기를 흔들며 노래를 따라 불렀고, 윤경빈 애국지사의 선창을 따라 대한민국 만세 삼창을 외치기도 했다. 앞서 강창희 국회의장 등 4부 요인, 여야 정당 대표, 독립유공자 등이 참석한 비공개 환담에서 박 대통령은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자리를 함께했지만 현안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한다.

이어 박 대통령은 독립유공자 및 유족, 광복회 관계자 등 200여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한 자리에서 “역사에 대한 인식을 두고 갈등과 분열을 부추기거나 철 지난 이념을 잣대로 역사를 자의적으로 재단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며 “후손들에게 올바른 역사의식을 고취하고 순국선열 정신인 나라사랑 정신을 가르치는 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