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캐피털사 수수료 수익 배분 점검 나서

입력 2013-08-15 17:29 수정 2013-08-15 21:59

금융당국이 캐피털 업계의 수수료 수익 배분체계 점검에 착수했다. 대출중개수수료 상한제가 시행된 뒤 일부 금융회사가 대출 모집인들에게 수익을 제대로 나눠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수수료 수익성이 악화된 캐피털 업계에서는 일반 상담사를 중심으로 대출모집인들의 구조조정이 일어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이달 초부터 롯데캐피털 등 대형사를 중심으로 대출모집인에 대한 수수료 성과급 운영현황 자료를 제출토록 요청했다고 15일 밝혔다. 대부업법 개정으로 대출수수료 수익이 줄어들자 일부 회사에서 일반 상담사들의 급여가 부당하게 줄었다는 내부고발에 따른 것이다.

금감원은 롯데캐피털의 한 상담사에게서 이러한 내용의 내부고발을 접수했고, 즉시 불합리한 수익 배분이 일어나고 있는지 점검에 나섰다.

금융당국은 지난 6월 12일부터 서민 금융비용을 줄이려는 취지에서 대출중개수수료에 상한선을 두고 있다. 500만원 이하는 대출금액의 5%, 500만∼1000만원 이하는 대출금액의 4%에 25만원을 합산, 1000만원 초과는 1000만원 초과 대출금액의 3%에 45만원을 합산한 만큼만 중개수수료로 지급케 한 것이다.

중간비용이 줄어들자 제2금융권에서는 대출금리 인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부작용도 뒤따른다. 금융권의 또 다른 ‘을’인 일반 상담사들이 노동에 비해 제대로 급여를 못 받는 폐단이 나타난 것이다.

금감원에 내부고발을 한 상담사는 “일반 상담사에게 돌아갈 수수료가 다단계 방식처럼 팀장급 전문상담사에게 돌아가고 있다”고 했다.

대출중개수수료가 인하되자 업계에서는 대출모집인을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구조조정이 발생하고 있다. 제2금융권에 따르면 대출중개수수료가 시행된 지 2개월 만에 대출모집인은 15%가량 급감한 상태다. 전업 중개사도 같은 기간 10%가량 폐업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세 조각 먹던 빵을 두 조각 만 먹게 되자 업계 내부에서 이해관계 잡음이 생겼다”며 “수익이 공평하게 줄어들었는지 하부 직원들만 고통 받는지 살피고, 불합리한 부분을 개선토록 지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