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의원들 ‘야스쿠니 앞’ 성명 좌절… 日 경찰에 막혀 도로서 발표

입력 2013-08-15 17:25 수정 2013-08-15 21:41

민주당 의원들이 광복절인 15일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인 야스쿠니(靖國) 신사에서 아베 정권의 우경화 행보를 항의하려다 일본 경찰에 막혀 근처에서 발길을 돌렸다. 하지만 이들은 인근 도로에서 ‘군국주의 반대’ ‘방사능 오염수 유출의 진상을 밝혀라’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는 등 잠시나마 요구사항을 주장했다.

민주당 이종걸 문병호 이상민 의원과 이용득 최고위원 등은 오전 8시쯤 도쿄 시내 야스쿠니 신사 입구에서 항의 성명을 발표하고 기자회견을 갖기 위해 신사로 다가갔다. 하지만 입구 근처에서 일본 우익단체 회원들이 접근을 막고 나서자 경찰이 신변 안전을 이유로 4명을 입구에서 200m 정도 떨어진 인근 도로로 강제 격리시켰다. 하지만 문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국제전화를 통해 “신변 안전은 핑계였고 성명 발표를 막으려는 목적인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에 이들은 도로에서 피켓 시위와 성명을 발표했다. 이종걸 의원은 “우리는 아베 신조 총리의 조상들이 A급 전범임을 따지러 온 게 아니다”며 “다만 아베의 군국주의 부활은 한·일 평화를 해치고 결국 일본 국민에게도 피해를 준다는 점을 이야기하러 왔다”고 밝혔다. 이종걸 의원은 조부가 항일운동가 이회영 선생이고, 작은할아버지가 대한민국 초대 부통령인 이시영 선생으로 독립운동가 집안 후손이다. 이 최고위원은 “(일본은) 독일을 바라보라”며 “어찌 일본만 (과거를 반성하지 않고) 이러고 있느냐”고 따졌다. 일본 경찰들은 이종걸 의원과 이 최고위원이 계속 신사로 접근하려 하자 둘을 강제로 차에 태워 숙소로 보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