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세계선교 일꾼으로 세우소서”… 27개국 4600여 대학생 참가 일본 코스타 현장
입력 2013-08-15 17:11 수정 2013-08-15 21:07
“한·중·일이 손잡고 세계선교에 나서게 하소서.”
14일 일본 나가노현 이나스키리조트. 일본 중부 산악지대인 중앙알프스 산맥 600m 중턱에서는 결단의 기도 소리가 울려 퍼졌다. 4600여명의 젊은이들은 미동도 없이 말씀에 집중했고 폐부를 찌르는 설교에 죄악된 삶을 회개했다. 이들은 자신들이 태어난 나라의 복음화와 세계선교를 위해 진심으로 기도했다. 무릎을 꿇기도 하고 두 손을 들기도 했다. 복음화율 1%도 안 되는 세계 최대 ‘미전도지역’ 일본을 위해 간구할 때는 안타까움으로 목이 멘 기도소리가 몇 분씩 이어지기도 했다. 한국 유학생과 일본 대학생, 중국 유학생 등 전 세계 27개국에서 모인 일본 코스타 현장에서다.
이날 저녁집회에서 말씀을 전한 홍정길 남서울은혜교회 원로목사는 시편 37편 1∼6절을 본문으로 ‘마음의 소원’에 대해 설교했다. 홍 목사는 “하나님은 우리 마음의 소원을 따라 인도하시길 원한다”며 “우리 마음을 불평으로 채우지 말고 하나님을 의뢰하고 선을 행하자”고 말했다. 그는 “일본의 리바이벌을 소원하자”고 도전했고 “거대하지만 조용히 밀려오는 아침처럼 일본 복음화도 그렇게 올 것”이라며 강한 믿음을 가지라고 주문했다.
지난 13일부터 열리는 일본 코스타는 ‘해외에 있는 한인 유학생을 위한 전도 집회’라는 코스타 본래의 취지를 넘어 국제 선교대회를 방불케 했다. 참가 규모도 한국 유학생 2700명을 비롯해 일본 대학생 1300명, 중국 유학생 500명 등이 중심을 이뤘고 미국 호주 브라질 인도 에티오피아 나이지리아 등 영어권 24개국에서도 100명의 청년들이 참가했다. 이들은 말씀과 기도로 신앙의 기본을 다졌고 선교의 꿈을 키웠다. 목회자와 전문인들로 구성된 40명의 강사들은 ‘예수, 세상의 진정한 자유’를 주제로 기독교 신앙의 기본인 십자가와 회개 신앙, 크리스천의 세상 속 사명 등에 대해 강의했다.
이번 일본 코스타는 현지의 오봉절과 겹쳐 있다. 오봉(お盆)절은 매년 8월 15일 무렵부터 일주일 정도의 기간으로 한국의 추석과 비슷한 명절이다. 고향을 찾아 가족과 함께 있어야 할 일본 청년들이 코스타 집회에 참석해 가족을 위해 기도했다.
이 기간은 일본 전쟁 패망일과도 겹친다. 일본인 학생 몇몇은 최근 일본 정부의 우경화 경향을 안타까워하며 기도했다.
국립 도호쿠(東北)대학교에서 토목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아꾸쯔(堆洋平·34)씨는 “4년 전 한국에 비전트립을 가서 태어나 처음으로 일본의 죄악을 알게 됐다”며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만이 일본의 우경화와 신도(神道)주의를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로 21년째인 일본 코스타는 일본과 중국 청년 등 외국 학생들의 참여가 계속 증가하면서 글로벌 코스타로 변모하고 있다. 참가자들이 늘면서 야외에 대형 천막 3개를 설치해 언어권별로 진행하고 있다. 천막집회는 1970년대 한국교회 부흥회의 한 장면을 연상케 했다. 청년들은 천막 아래에서 하루 종일 앉아 강의를 들었고 기도와 찬양을 이어갔다. 한낮 기온이 37도까지 치솟는 등 한국처럼 폭염이 이어졌지만 복음에 대한 열망으로 모인 참석자들의 열기는 꺾지 못했다.
일본 코스타 준비위원장 김규동 요한동경교회 목사는 “10년 내로 일본 코스타 참가자는 한국유학생보다 일본과 중국 학생들이 더 많아질 것”이라며 “코스타는 전 세계 복음화를 위한 모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나(일본)=글·사진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