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연료 발견부터 시작된 생태계 파괴

입력 2013-08-15 16:47 수정 2013-08-15 15:24


에너지 노예, 그 반란의 시작/앤드류 니키포룩(황소자리·1만5800원)

식빵 2장을 굽기 위해선 11명이 자전거 페달을 돌려야 한다. 오븐을 데울 땐 24명의 노역이 필요하다. 매일 사용하는 가전제품, 자동차, 스마트폰 등을 따져본다면 현대인이 과거 로마시대 황제가 부리던 수보다 더 많은 에너지 노예를 거느리며 살고 있다는 데엔 이견이 없다.

역사학자 J.R. 맥닐에 따르면 인류는 1900년 이전 1000년 동안 사용한 에너지의 10배를 20세기에 사용했다. 전기를 이용한 기기의 위력은 과거 인간 노예들의 노동력을 뛰어넘지만 사용자는 어디서 그 많은 기계 노예들이 오는지 고민조차 하지 않는다.

화석연료로 가동되는 무생물 노예가 등장하면서 인류는 발전했지만 생태계는 파괴됐다. 사회 시스템도 이 에너지에 종속됐다. 저자는 이 위기를 일본에 빗대 설명한다. “일본은 2차 대전 후 미국의 값싼 석유에 기대 ‘일본의 기적’을 이룬 후 전통적 생존기반을 잃고 붕괴하고 있다. 이는 2011년 센다이 지진 후 멜트다운된 원자력발전소만 바라보는 현실로 드러난다.”

캐나다 출신의 탐사보도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화석연료의 발견부터 기계문명으로 이어지는 인류의 왜곡된 사고와 위태로운 모습을 조망하면서 ‘에너지 노예 해방운동’이 시급하다고 경고한다. 김지현 옮김.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