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퐁키’ 발표한 그룹 울랄라세션… “음악 스타일 확 바꾸고 ‘뽕끼’로 재충전 했어요”
입력 2013-08-15 16:45
지난 5월 발표된 4인조 그룹 울랄라세션의 미니음반 ‘메모리(Memory)’. 위암으로 투병하던 리더 임윤택이 세상을 뜬 후 3개월 뒤 발매된 이 앨범엔 고인을 추억하는 음악이 촘촘히 박혀 있다. 특히 앨범명과 동명의 노래 ‘메모리’엔 멤버들의 그리움이 진하게 묻어난다.
‘함께 부르지 못한 노래가 너무 많아서/ 기억 속에 사는 너를 자꾸 꺼내 보나봐/ …/ 기억을 꺼내보다/ 웃는 니 얼굴 보다/ …/ 오늘 하루만 울게/ 오늘 딱 하루만 더 울게.’
14일 서울 서교동 소속사(울랄라컴퍼니) 사무실에서 울랄라세션 멤버 군조(본명 이영진·33) 박승일(32) 김명훈(30) 박광선(23)을 만났다. 최근 이들은 댄스 음악에 트로트 분위기를 가미시킨 노래 ‘퐁키(Fonky)’를 발표했다. 곡명 ‘퐁키’는 가요 특유의 청승맞은 분위기를 일컫는 용어 ‘뽕끼’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작명한 단어다. 음악엔 울랄라세션 특유의 재기 넘치는 분위기가 가득하다.
하지만 이들이 ‘퐁키’를 부르며 무대에서 ‘노는’ 모습이 아직은 어색하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대중은 경쾌한 음악에 맞춰 춤추는 이들 모습에서 임윤택의 빈자리를 더듬게 된다.
“보는 분들이 저희 무대에 아직 집중하기 힘들 수도 있다는 생각은 해요. 하지만 언젠간 (저희 4명만 있는 모습에) 익숙해지겠죠. 저희는 일단 다시 시작하는 기분으로 무대를 즐기고 있어요.”(군조)
“저희 팀은 현재 과도기예요. 어찌 보면 ‘서태지와아이들’에서 서태지가 빠져버린 거잖아요? 윤택이형이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0% 정도 됐으니까요.”(박광선)
울랄라세션은 라이브 카페나 행사 무대를 전전하며 가수의 꿈을 좇던 무명의 팀이었다. 하지만 2011년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3’(Mnet)에서 우승을 거머쥐며 하루아침에 스타 반열에 올랐다. 특히 병마와 싸우면서도 의연한 모습으로 팀을 이끌며 항상 희망을 노래하던 임윤택은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울랄라세션 멤버들은 지난 2년을 어떻게 추억하고 있을까.
“인생에서 쉽게 느껴보기 힘든 기쁨과 느끼고 싶지 않은 슬픔이 공존했던 시기였어요.”(김명훈)
“주변 사람들이 그러더라고요. 너희들 사는 걸 보면 영화 보는 거 같다고. 그만큼 엄청나게 슬펐고 기쁜 일도 많았던, 정말 유별난 기간이었죠.”(박승일)
인터뷰 도중 ‘임단장(임윤택)’ 이야기가 나오면 분위기는 곧바로 숙연해졌다. 박광선은 “윤택이형이 떠나고 처음 두 달 동안 거의 ‘멘붕’ 상태였다”며 “하지만 이젠 (현실을) 인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형이 마지막으로 병원에 들어가기 전인 지난 1월, 멤버들 한 명씩 불러서 면담을 한 적이 있어요. 그때 제게 ‘넌 나보다 훌륭한 리더가 될 수 있을 거다’라고 해준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사람을 만날 때 항상 네가 먼저 마음을 열고 다가가라고 조언한 것도 생각이 나네요.”
울랄라세션은 가요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만큼 다채로운 색깔을 지닌 팀이다. 이들은 화려한 퍼포먼스로 관객을 열광시키다가도 호소력 있는 하모니로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
하지만 아직 울랄라세션만의 음악이 완성됐다고 볼 순 없다. 이들이 댄스 그룹으로 성장할지, 보컬 그룹으로 커나갈지 감이 안 잡히는 것도 사실이다. 멤버들도 이러한 지적에 동감을 표시했다.
“최근 네 달 동안 저희가 계속 고민하고 있는 게 바로 그 지점이에요. 앞으로 어떤 음악을 보여줘야 할지, 다음 음반엔 어떤 음악을 실을지 확실히 모르겠어요. 저희가 풀어야 할 숙제이죠.”(박승일)
“앞으로 어떤 음악을 들려드리겠다고 특정해서 말씀드리기가 지금은 힘들어요. 하지만 이런 생각은 있어요. 이제부턴 새로운 걸 보여드리기보단 안정된 느낌의 가수가 돼야 한다고.”(군조)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