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정상화 합의] 朴의 원칙 통했다

입력 2013-08-14 22:27

북한이 14일 우리 측의 가동중단 재발방지 요구를 받아들여 개성공단을 정상화하기로 합의한 것은 ‘박근혜식(式) 원 보이스(One Voice)’ 압박전략이 제대로 효과를 발휘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반드시 원칙이 지켜지는 남북관계의 발전적 정상화 모토가 먹혀들었다는 해석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말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를 시작으로 3차 핵실험→전면전 위협 등으로 이어진 북한발(發) 안보위기 속에서도 “군사적 도발을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며 “북한이 잘못된 길을 버리고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돌아올 경우 언제든지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고 강조해 왔다. 또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포기하지 않은 채 위협을 가하면 또 우리가 보상하는 식의 악순환을 언제까지 계속할 수 없다”는 메시지도 반복적으로 던졌다.

박 대통령은 이처럼 단호한 입장을 보이는 동시에 북한의 체제 지속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미국과 중국과의 대북공조 틀을 공고하게 짬으로써 북한이 옴짝달싹할 수 없을 정도로 압박 수위도 높였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특사로 중국을 방문했던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으로부터 강한 톤으로 “비핵화로 돌아오라”는 말을 들은 것도 박 대통령과 새 정부의 사전 정지작업이 먹힌 결과였다.

북한이 개성공단 잠정중단 카드를 꺼냈을 때도 박 대통령은 “이미 한 약속조차 지키지 않는데 세계 어느 나라가 투자하겠느냐”며 우리 측 상주인원 전원 철수라는 더 강경한 대응책을 내놨다. 지난 6월 고위급 남북 당국 간 회담이 결렬됐을 때는 대표단장의 ‘격(格)’ 문제와 ‘국제 스탠더드’를 제기해 북한으로 하여금 달라진 남북관계를 실감토록 만들었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