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0여년 전 조선시대 하수관거 지금도 사용
입력 2013-08-14 18:43
조선 영조 때인 1731년에 축조된 것으로 추정되는 하수관거(사진)가 부산지역에서 최초로 발굴됐다. 이 하수관거는 부산 동래구 수안동 주민들이 280여년이 지난 현재도 생활하수로로 사용하고 있어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부산시립박물관은 수안동 동래시장 일대에서 지난달 16일부터 유적 발굴조사를 실시한 결과 주민들이 사용 중인 생활하수로의 길이 240m·폭 33㎝ 배수로가 조선 영조 때인 1731년 축조된 하수관거로 확인됐다고 14일 밝혔다.
이 하수관거는 뚜껑과 벽체, 바닥으로 구성돼 있다. 바닥은 다양한 크기의 판석을 깔고 작은 잡석과 자갈돌 등으로 공간을 메운 다음 바닥 부석과 맞물리게 해 벽체를 쌓아 올렸다. 하수관거는 동래읍성에서 발생한 하수를 인근 온천천으로 흐르게 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양맹준 박물관장은 “전문가들의 의견을 통해 유적의 정확한 축조 시기, 건축학적 특징, 향후 보존대책 방안 등을 계속 연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선시대 하수관거 발굴은 서울 덕수궁과 서울광장, 남대문로 등 3곳에 이어 부산이 네 번째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