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트위터 대통령’ 뽑는다면?… 네타냐후 당선
입력 2013-08-15 04:01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트위터를 가장 열심히 보는 ‘팔로어’(follower·트윗을 받아 보는 사람)는 이스라엘 국민일까, 미국인일까.
답은 미국인이었다.
미국의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가 지난 9일 세계 주요 정치·종교 지도자들 가운데 ‘파워 트위터리안’ 8인의 트위터 계정을 분석한 결과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팔로어 수는 14일 현재 160만1748명이다. 파워 트위터리안 8인 중 팔로어 수가 가장 적지만 팔로어 상당수가 이스라엘 국민이 아니라 미국인인 점이 이색적이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등 나머지 7명의 팔로어 대부분이 자국민인 것과 대조적이다. 네타냐후 총리의 팔로어 중 59.5%가 미국에서 그의 트위터를 읽었고, 이스라엘에서는 6.4%에 불과했다. FP는 “네타냐후의 트위터는 백악관과 이스라엘의 텔아비브에 위치한 미 대사관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모양”이라고 촌평했다. ‘세계 경찰’임을 자처하는 미국의 고위 당국자들이 중동 문제와 관련, 네타냐후 총리의 ‘메시지’를 열심히 분석하는 것 아니겠느냐는 얘기다. 아울러 미국 정·재계의 한 축인 유대인들도 네타냐후 총리의 열혈 팔로어일 수도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세계에서 트위터를 가장 잘 활용하는 정치인이다. 팔로어는 3518만2034명이고 트위터에 올린 글에 대한 리트윗(RT) 수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영향력 지수(Klout)는 100 기준으로 99에 이른다. 미국의 유명 팝스타 저스틴 비버(96)와 레이디 가가(95)보다 앞선다. 오바마의 팔로어를 나라별로 보면 미국(28.8%)이 가장 많고, 영국(9.0%) 인도네시아(4.7%) 멕시코(4.0%) 등 순이었다. ‘미국의 푸들’이란 비아냥을 듣던 영국이 오바마 대통령의 트위터를 열심히 보는 것이 눈길을 끈다. FP는 “오바마 대통령은 특정 이슈가 화제가 되면 일반인보다 3.4배 많게 트위터에 소회를 밝히고, 돈 관련 이슈에선 일반인보다 3배 많은 글을 올렸다”고 전했다.
SNS 영향력 지수가 92로 파워 트위터리안 2위에 오른 캐머런 영국 총리는 성(性) 관련 트윗 글이 일반인보다 4.3배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FP는 “캐머런 총리의 최고 인기 트윗은 정책에 관한 게 아니라 뮤직비디오를 찍기 위해 총리 관저를 방문한 보이밴드 ‘원디렉션’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렸을 때”라고 꼬집었다. 교황 프란치스코의 SNS 영향력 지수도 89로 집계돼 만만찮은 저력을 보였다. FP는 “교황의 트윗은 다양한 사회적 주제를 다루고 상대방에게 직접 말하는 듯해 ‘좋은 상담가’ 역할을 한다”고 평했다.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87), 네타냐후 총리(87),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86),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82), 만모한 싱 인도 총리(80) 순으로 SNS 영향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달 팔로어 수 기준으로 세계 지도자 가운데 41위(32만7999명)였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