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를 넘어 함께하는 우리로 (33)] 남북 ‘평화통일운동’ 횃불 지피다
입력 2013-08-14 17:01
한반도 평화를 위한 노력
‘8월 15일’은 우리 민족에게 ‘해방과 자유’의 상징이다. 우리 민족은 68년 전 일본의 패전과 연합군의 승리 속에서 광복을 맞이했으나 곧 한국전쟁으로 분단의 상처를 안은 채 지구상 유일의 분단국가로 살고 있다. 올해 2013년은 남북 정전협정 체결 60주년의 해로, 사회 곳곳에서 평화협정을 향한 다양한 목소리들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남북 정세는 외줄 타듯 아슬아슬해 평화통일을 염원하는 시민들의 가슴을 애태우고 있다. 이런 시점에 맞는 광복절은 우리 민족에게 화해와 평화에 대한 깊은 성찰 속에서 평화를 향한 끈기 있는 노력과 실천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한국Y 선구적 위치에서 평화통일운동을 시작
한국YWCA의 평화운동은 통일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됐다. 한국Y는 1982년부터 ‘사랑과 평화의 일꾼으로 삼으소서’란 주제로 평화운동을 전개했다. 85년에는 회원들이 매일 정오 각자의 위치에서 통일을 위해 기도하는 ‘평화를 위한 정오기도회’를 전국적으로 진행했다. 86년부터는 평화통일운동을 중점 사업으로 정해 북한의 언어와 생활관습, 사회체제 등을 바로 이해하기 위한 ‘북한바로알기운동’을 실시했다. 당시는 남과 북의 이념적 대결이 첨예해 ‘평화’나 ‘통일’이란 단어를 언급하기 어려웠던 시절이었으나 한국Y의 평화통일운동은 시대적 고충을 타개해 가는 선구자적 역할을 했다. 이 당시 사회적으로 평화통일운동에 기폭제 역할을 한 것은 88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를 중심으로 한 ‘민족의 통일과 평화에 대한 한국기독교회 선언’이다. 민족 분단에 따른 갈등 국면의 해결이 우리의 평화 문제를 푸는 열쇠이며 곧 남북통일 문제와 직결된다는 것을 교계뿐만 아니라 시민사회가 분명하게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
한국YWCA연합회는 교계와 시민사회 단체가 함께한 ‘남북인간 띠잇기’에도 참여했다. 이 행사는 광복 48주년을 기념해 독립문에서 임진각에 걸쳐 48㎞를 잇는 행사로 남북이 공동으로 평화를 기원한다는 역사적 의미를 갖고 있다.
한국Y는 이후 본격적으로 한반도 평화 정착과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평화통일운동에 뛰어들었다. 96년부터는 ‘어머니의 마음으로 분유 보내기 운동’을 전국으로 펼쳐나갔다. 이 대북지원 운동은 지금까지도 ‘내 식비의 10분의 1을 북한어린이와 함께’로 이어져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한편 세계여성과 함께하는 평화운동도 전개했다. 94년 ‘미래의 세계와 여성문화’의 주제로 중국 옌지시에서 열린 제1차 한민족 여성대회엔 한국, 독일, 미국, 일본, 중국 등에서 48명의 여성들이 함께했다. 이 대회는 96년 2차 뉴욕 대회로 이어졌다. ‘세계 평화와 여성연대’란 주제로 열린 뉴욕 대회엔 85명의 여성들이 참여했다. 이 당시 논의를 통해 옌볜 조선족 여성을 중심으로 한 평화운동에 대한 관심이 확대됐으며, 이후 한국Y 자매단체인 ‘옌볜민들레문화교류협회’가 탄생했다. 올해 한국YWCA는 8월 19일부터 일주간에 걸쳐 ‘한국·옌볜·퀸즈Y 여성들과 함께하는 백두산 평화기행’을 갖는다. 평화통일을 위한 여성들의 역할을 확인하고 평화의 비전을 세워나가는 ‘길 위의 평화학교’를 진행할 계획이다.
약속의 땅에 대한 소망
8·15 광복은 일제의 압제 하에 있던 한반도에 출애굽과 같은 기적적인 사건이었다. 그러나 민족이 하나 되는 평화로운 한반도의 약속의 땅은 다가오지 않은 채 아직도 분열과 갈등, 전쟁의 공포라는 거친 광야생활 속에 머물러 있다. 남북이 서로를 향한 대결구도를 거두고, 진실과 신뢰에 기반한 대화와 협력으로 상호 소통하는 온전한 약속의 땅 한반도의 모습을 염원한다. 또 2013년이 정전협정 60주년이 아닌 한반도 평화의 원년의 역사로 기억되길 기도한다. 평화를 위해 일하는 하나님의 자녀들이 이 땅에 늘어나기를 소망한다.
최수산나(한국YWCA연합회 평화나눔팀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