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덕영 장로 칼럼-종교인과 신앙인 (53)] 두 처녀
입력 2013-08-14 09:42 수정 2013-08-14 09:50
무더운 여름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6년간 근무하다 퇴직하는 여직원의 환송회가 열렸다. 그 여직원은 통통한 외모에 수더분한 성격을 지닌 지방 대학 출신이다. 특별히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똑똑하다고 생각되지도 않는 그런 직원이다. 그런데 환송회에는 사람이 너무나도 많이 와서 방 세 개가 꽉 찰 정도였다고 한다.
자리에 모인 사람들이 퇴직 소감을 묻자 그 여직원이 말했다.
“제가 회사에 막 입사했을 때엔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이었는데 이제는 모든 것을 다 아는 기분입니다. 처음엔 KTX 표를 살 줄도 몰라 당황했고, 은행 심부름도 하지 못했습니다. 지방 대학 출신이라 조금 주눅도 들었지만, 제가 모자란다고 생각하다 보니 오히려 더 열심히 배우게 됐습니다. 시간이 무척 빨리 지나갔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이 직원은 남편을 따라 외국으로 출국할 예정이라 영어 공부도 하고 있다. 시집에서는 고기도 굽고 설거지도 하며 시어머니에게 꽤 사랑을 받는다고 한다. 좀 여유 있는 집에 시집을 갔는데, 서글서글한 성격 덕에 시댁에서도 인기가 있다고 한다. 남편은 이제 외국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을 예정이라 앞으로 큰 걱정 없이 세상을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는 모양이다. 옛날 부잣집 맏며느리라도 된 것 같다.
자신이 정말 부족하다고 생각했기에 고마운 마음에 더 열심히 일했고, 동료들과도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한다. 자신이 모자라다고 생각하는 것이 인생에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그 여직원과 입사동기생인 또 한 여직원이 있었다.
이 직원은 좋은 대학을 나왔다. 입사 성적도 좋았고 미모도 출중했다. 가정도 여유가 있는지 옷도 세련되게 입고 다니고 일도 잘 해서 모든 남자들에게 관심의 대상이었다. 상관들에게도 참 멋있는 사람이라고 좋은 이미지가 심어져 있었다.
언제부턴가 어떤 멋진 남자가 외제차로 매일 출퇴근을 시켜주기 시작했고 모든 사람들의 동경의 대상이 됐다. 잘 생긴 남자가 정성껏 모시니 부럽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을까. 그야말로 공주 대접을 받았다. 결혼 후에는 아이도 낳고 출산 휴가와 육아 휴가를 다녀왔고, 둘째를 낳고는 또 출산 휴가를 다녀왔다. 모두에게 행복해 보이는 삶으로 여겨졌다. 잘 생기고 똑똑하니 당연한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처녀 때 아주 예뻤던 여직원의 옷차림이 점점 이상해지고 말투도 점점 거칠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남편의 직업이 뭐냐며 잘 생긴 남편의 경제력에 대해 의아심을 갖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돌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여직원도 어떤 사정으로 인해 앞서 이야기한 여직원과 동시에 사직을 하게 됐다. 그리고 이 여직원은 아무도 환송회에 참석하지 못한 채 슬며시 퇴직했다.
6년의 세월이 사람을 많이 변화시킨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영 선수 박태환은 자신의 폐활량이 부족해 건강상의 문제로 수영을 시작했다. 건강을 위해 시작한 수영이었으나 열심히 노력한 결과 세계적인 금메달리스트가 되었다. 일본의 세계적인 기업가도 ‘자신이 가난하기에 돈을 벌었고, 못 배웠기에 공부했고, 몸이 허약했기에 운동을 했다’고 술회한 것을 기억한다.
예수님은 ‘내가 이 세상에 온 것은 의인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 몸이 아픈 사람에게 의원이 필요하지 건강한 사람은 의원이 필요치 않다’고 가르치셨다. 예수님의 제자는 대개 배우고 똑똑한 사람이 아니다. 어부 등 하층민 계급의 사람이 많다. 사람이 자신의 부족함을 알고 이를 극복하려 할 때 성공할 수 있다는 교훈을 얻었다.
예수님께서 자신을 의롭다 믿고 다른 사람을 멸시하는 자들에게 말씀하신다. 하나는 바리새인이요 하나는 세리라. 바리새인이 이르되 “나는 토색, 불의, 간음하는 자와 같지 않고, 세리와도 같지 않음을 감사하나이다. 또 소득의 십일조를 드립니다.”라고 자신을 높이는 기도를 드린다. 그러나 세리는 하늘을 쳐다보지도 못하고 가슴을 치면서 “하나님이여, 불쌍히 여기옵소서. 나는 죄인이로소이다.” 하였다. 그러자 예수님은 “의로운 사람은 바리새인이 아니라 세리”라고 말씀하시고, “무릇 자기를 높이는 자는 낮아지겠고, 자기를 낮추는 자는 높아지리라”고 말씀하셨다.
좀 늦었더라도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겸손히 배우고자 인생을 시작하는 사람은 부단히 노력한다면 겸손치 못하고 잘 난 사람보다 더 좋은 인생을 살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봤다. 하나님이 나를 어떻게 쓰실 것인지를 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나님께 쓰임을 받는 것만으로 행복을 느끼는 많은 사람이 있다. 불구의 몸으로도 정말 기쁘게 쓰임 받는 성도가 얼마나 많은가. 모두 하나님의 축복이라고 생각하며 한 평생 주님께 의탁하고 사는 것이 제일 행복한 삶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 인간은 하나님께 순종하고 그를 영화롭게 하기 위해 태어난 존재다. 따라서 모든 것을 주님께 맡기는 사람이 진정 행복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자신의 부족과 모자람을 깨닫고 지금 주어진 삶에 대해 감사와 소중함을 생각한다면 신앙생활에서도 사회생활에서도 성공한 일생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유나이트문화재단 이사장, 갈렙바이블아카데미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