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저항 수습한 朴 대통령 이번엔 ‘민생·안보’ 챙기기

입력 2013-08-13 18:42


‘조세저항’ 정국을 조기에 진화한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지방방문 일정을 재개했다. 경남 남해안을 찾은 박 대통령은 하루에 민생·안보·경제 이슈를 모두 소화하며 후반기 국정운영 구상으로 강조했던 ‘종합선물세트식’ 행보에 나섰다.

박 대통령은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열린 1800t급(214급·SS-Ⅱ) 잠수함인 김좌진함 진수식에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우리 국익과 해양주권을 훼손하려는 어떤 시도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가 바다에서 더 큰 가능성을 찾기 위해서라도 굳건한 해상안보 태세 확립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좌진함은 청산리대첩을 승리로 이끌었던 김좌진 장군의 호국정신과 필승의 전통을 계승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제 강점기 항일투쟁사의 최대 전과로 꼽히는 청산리대첩과 ‘해양주권’을 거론한 발언은 8·15 광복절을 앞두고 우경화의 길을 걸으면서 역사를 부정하는 일본에 경고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이어 “우리의 젊은 장병들이 목숨 바쳐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사수했기에 서해바다의 평화와 어민들의 삶을 지켜낼 수 있었다”며 NLL 수호 의지를 거듭 피력했다. 또 “우리가 진정한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조선산업을 비롯한 해양산업을 더욱 크게 발전시켜야 할 때”라며 해양강국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박 대통령은 헌정 사상 처음으로 해군 군함 진수식에서 선박 이음줄을 도끼로 끊은 군통수권자가 됐다. 19세기 초 영국 빅토리아 여왕이 최초로 영국 군함 진수식에서 이음줄을 절단한 이후 여성이 시연했던 전통에 따른 것으로 그동안은 대통령 부인, 합참의장 부인 등이 해왔다.

김좌진함은 우리 해군이 보유한 네 번째 214급 잠수함으로 수중에서 레이더와 소나(음탐기)로 탐지한 300개 표적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다.

앞서 박 대통령은 해양경찰 경비정을 타고 적조 피해를 입은 경남 통영 앞바다를 찾았다. 적조방제 현장을 둘러본 박 대통령은 해상 가두리양식장에서 피해 어민을 위로했고, 치어 방류 작업에도 직접 참여했다. 박 대통령은 “(어민들이) 오죽 답답하면 태풍을 바랄 정도가 돼버렸다”고 탄식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통영 중앙시장을 찾아 상인들의 고충을 들으면서 “앞으로 전통시장이 활기가 나도록 많이 신경쓰겠다”고 밝혔다. 직접 보라색 지갑에서 온누리상품권을 꺼내 생선 2만원, 참기름·고춧가루 3만원어치를 구매하기도 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