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경색 정국서 야당 손들어줬다”
입력 2013-08-13 18:20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이 야당 원내대표 시절이던 2006년 4월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사학법 개정으로 여야가 대치 중인 상황에서 여당의 양보를 이끌어내 경색된 정국을 풀었던 일화를 소개했다.
이 의원은 13일 자신의 트위터에 “여야가 매일 싸우고 있을 때 노 전 대통령이 직접 전화를 해 ‘내일 청와대 관저에서 조찬 할 수 있어요’라고 물었다”고 했다. 순간 당황했지만 다음날 청와대로 갔더니 당시 여당인 열린우리당 김한길 원내대표(현 민주당 대표)가 먼저 와 있었다는 것. 노 전 대통령은 “김 원내대표님, 이번에는 이 원내대표의 손을 들어주시죠”라고 제안했고, 순간 김 원내대표의 얼굴이 굳었다고 한다.
이에 김 원내대표가 “대통령님, 당 분위기와 완전 다른 말씀을 하십니다. 당 분위기는 그게 아닙니다”라고 반박하자, 노 전 대통령은 “나도 당 분위기 잘 압니다. 내 뜻이 그렇다는 것입니다”라고 설득했다고 한다. 이 의원은 “그날 두 가지를 배웠다”면서 “여당 원내대표가 대통령 앞에서 당의 입장을 분명하게 전달한 것과, 정국이 꼬여 여야가 싸울 때는 대통령이 야당의 손을 들어주는 여유가 있다는 것이었다”고 떠올렸다. 이는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사건 국정조사 파행으로 촉발된 대치 정국을 박근혜 대통령과 여당이 일정 부분 양보하면서 주도적으로 풀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한편 민주당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과거 야당 초선이던 김상현 전 의원의 면담 요청을 흔쾌히 받아들였던 일화를 소개하면서 박 대통령에게 야당 대표와의 단독회담 수용을 촉구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트위터 글에서 “68년 2월 민주당 초선이었던 김 전 의원은 박 전 대통령에게 공개적으로 면담을 요구했다”며 “박 전 대통령은 다음날 이후락 비서실장을 통해 흔쾌히 승낙했다”고 밝혔다. 이에 김 전 의원은 청와대에서 1시간40분간 박 전 대통령을 만나 외국 정상들의 사례를 언급하며 “야당 지도자를 자주 만나시라”고 했고, 박 전 대통령은 “그런 차원에서 지금 김 의원을 만나고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는 것이다.
김재중 김아진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