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나루] 민주 천막당사 2주째… 주변 상인들은 ‘특수’

입력 2013-08-14 05:00


민주당이 서울시청 앞 광장에 천막당사를 만들어 장외투쟁을 한 지 2주를 넘기면서 주변 상인들이 웃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당사 주변으로 인파가 몰리면서 ‘천막특수’를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유동인구가 늘면서 가장 수혜를 입는 곳은 주변 카페들이다. 요즘 수백명의 의원과 당직자들, 기자들은 비닐천막 아래에서 달랑 선풍기 몇 대로 무더위와 싸우고 있다. 이들에게 냉방과 시원한 음료로 잠시나마 더위를 식힐 수 있는 카페는 최고의 휴식처다. 어디를 가든 민주당 당직자들이나 출입기자들이 보이지 않는 카페를 찾기 드물 정도다.

한 카페 매니저인 손모(29·여)씨는 “천막당사 설치 후 광장 주변이 시위나 농성으로 붐비면서 손님이 아주 많이 늘었다”고 소개했다. 프레스센터 인근의 다른 카페 직원도 “특히 대규모 촛불집회가 있는 주말에는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룬다”고 말했다.

카페뿐만 아니라 주변의 식당들과 편의점, 가판대 등에도 민주당 지지자들과 집회 참석자들이 길게 줄 서 있는 경우가 흔하다.

하지만 늘어난 인파에 서울시청과 서울도서관, 서울시의회 등 주변 공공시설들은 몸살을 앓고 있다. 천막 관계자들은 물론 방문객과 시위대, 경찰까지 주변 시설을 드나들면서 특히 점심시간이면 1층 화장실은 빈 칸을 거의 찾기 힘들 정도다. 시청 본관 화장실 청소를 맡고 있는 40대 이모(여)씨는 “출입자들이 급증했고 날씨까지 덥다 보니 머리를 감거나 세안을 하는 사람들도 많아 평소보다 손이 더 많이 가 힘들다”고 했다.

시청이나 시의회 공무원들도 늘어난 인파에 짜증을 내고 있다. 민주당을 규탄하는 보수단체 인원들까지 시위와 집회에 가세하자 공무원들은 “더위보다도 양쪽의 인파와 시위 소음에 더 짜증이 난다”고 불평하고 있다. 시청 흡연실에서 만난 한 공무원은 “로비부터 흡연실까지 안 붐비는 곳이 없다. 워낙 많이 몰려들어 담배 한 대 편하게 피우기도 어렵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민주당 비공개 회의가 종종 열리는 시의회 주변에서는 “서울시의회가 아니라 민주당 의회 같다”는 불만도 흘러나왔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