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對美 군사교류 중단
입력 2013-08-13 18:04
중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친미 행보를 보이던 캄보디아가 미국과의 군사교류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고 AP통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실시된 총선에 야당이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고 미국이 동조하며 원조중단 등을 거론하자 이에 반발한 것이다. 캄보디아 국방부는 미국과의 군사협력 프로그램을 연기하거나 취소했다고 미 국무부가 밝혔다.
국무부 관계자는 “캄보디아가 미국과의 군사협력 프로그램을 중단한 배경이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다”면서도 “대미 군사협력을 전면 중단한 것으로 보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달 실시된 캄보디아 총선에서 집권 캄보디아인민당(CPP)은 68석, 통합 야당인 캄보디아구국당(CNRP)은 55석을 얻은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통합 야당은 총선 당시 유권자 명부에서 약 120만명의 명단이 증발하는 등 부정선거가 이뤄졌다며 선관위와 국내외 비정부기구(NGO) 대표로 공동위원회를 구성, 조사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도 캄보디아 유권자 등록과 언론 접근 등 시스템상의 문제해결을 촉구하면서 투명한 조사를 요구했었다.
미 의회는 이와 관련 연간 7000만 달러에 달하는 원조를 중단하겠다며 훈센 총리를 압박하기도 했다. 이에 발끈한 정부와 여당은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라며 불쾌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캄보디아는 야당의 대규모 시위에 대비해 수도 프놈펜에 수백명의 무장병력과 함께 무장차량을 배치해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캄보디아 정부의 대미 군사협력 중단 선언이 미 의회의 경고에 캄보디아가 선제 대응한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