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디플레 위험 14년만에 최고”

입력 2013-08-13 17:54

지난 2분기 우리 경제의 디플레이션 위험이 1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13일 ‘일본식 디플레이션 발생 가능성 점검’ 보고서에서 올 2분기 디플레이션 위험이 1999년 이후 가장 높았다고 밝혔다. 디플레이션이란 경제심리가 위축되면서 소비·투자 부진에 따른 물가상승률 하락이 반복되는 상황을 말한다. 우리 경제는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지난해 동월 대비)이 1.4%에 그쳤다. 한국은행이 설정한 물가관리 목표(2.5∼3.5%)의 하단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 14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저물가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점차 확산되는 상황이다.

보고서는 2008년 금융위기 여파에 따른 경제성장률 하락, 민간신용과 통화량 증가율 둔화, 원화가치 상승 등을 그 배경으로 꼽았다. 김영준 연구위원은 “일본이 1990년대 1%대 물가상승률을 보이다가 결국 디플레이션의 악순환에 들어섰다는 점에서 우리도 비슷한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이러한 저물가 상황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우선 저성장 장기화 및 인구 고령화 등으로 인해 소비심리가 낮아지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소 줄어들었다. 또 중국의 성장 둔화와 미국의 양적완화 출구전략 등으로 국제 원자재 가격도 상당기간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그러나 우리 경제가 일본식 디플레이션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적다고 밝혔다. 일본에 비해 자산버블의 규모가 작으며, 경제주체의 기대심리도 디플레이션보다 인플레이션에 치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