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 바리스타 운영 '홈리스 카페' 1호점 영등포에 오픈

입력 2013-08-13 16:59


[쿠키 사회] 노숙인 바리스타들이 운영하는 카페가 전국 처음으로 서울에서 문을 연다.

서울시는 14일 오후 2시 영등포동2가 시립 영등포보현의집 입구에 마련된 홈리스 카페 ‘내 생애 에스프레소’ 1호점(사진) 개소식을 갖고 본격 운영에 들어간다고 13일 밝혔다.

시가 노숙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한 이 카페에는 노숙인 자활프로그램을 통해 바리스타 2급 자격증을 취득한 원모(60)씨 등 노숙인 3명이 카페매니저와 함께 근무하게 된다.

이 카페는 매주 월~금요일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3시30분까지 문을 열며 에스프레소, 더치커피, 핸드그립, 아메리카노 등 6종류의 커피를 잔당 2000~3000원에 판매한다. 커피는 테이크 아웃 형태로만 판매되며 수익금은 노숙인의 자활에 쓰인다.

시는 지난 달 29일부터 시범 운영한 결과, 점심시간대에는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정도고 많은 날은 하루에 400여잔이 팔릴 정도로 호응이 좋다고 밝혔다.

카페에서 근무하게 된 원씨는 “바리스타 교육을 받으면서 새로운 인생의 맛을 알게 됐다”며 “쉽지 않은 도전이었지만 자격증을 따고 카페에서 안정적으로 일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1호점이 자리를 잡으면 2·3호점을 잇따라 열어 사회적기업으로 육성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앞서 시는 자활프로그램을 통해 노숙인들이 호텔리어, 사진사, 귀농 농부로 ‘인생2막’을 열어갈 수 있도록 지원했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