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 악보로 첫 기록된 문경새재아리랑 비석 건립

입력 2013-08-13 15:17


[쿠키 문화] 아리랑 중 서양 악보로 처음 기록된 ‘문경새재아리랑’을 기념하는 비석이 세워졌다.

경북 문경시는 13일 문경새재도립공원 내 옛길박물관 야외전시장에서 문경새재아리랑비(사진) 제막식을 가졌다. 아리랑비는 가로 3m, 세로 2m 크기의 화강석으로 만들어졌다.

시는 비석 앞면에 아리랑을 문서로 기록한 호머 헐버트(1863∼1949) 박사의 얼굴, 악보, 가사를 새기고 뒷면에 건립취지를 남겼다. 건립취지 비문은 고윤환 문경시장이 짓고, 글씨는 이곤 한국서학회 명예회장이 썼다. 제막식에는 헐버트 박사의 증손자인 킴벌 헐버트(34)씨가 참석했다.

조선말 고종 황제의 외교 고문이던 헐버트 박사는 1896년 서양식 악보로 문경새재아리랑을 처음 기록해 서양에 소개했다.

헐버트 박사가 펴낸 ‘조선유기’란 잡지에 ‘Korean Vocal Music’이란 제목으로 ‘아라릉 아라릉 아라리오 아라릉 얼싸 배 띄워라 문경새재 박달나무 홍두깨 방망이 다 나간다’란 가사가 영어식으로 표기돼 있다.

문경시는 이런 기록을 바탕으로 문경새재아리랑이 근대 아리랑의 효시이고 옛날부터 서울과 영남지방을 잇는 연결로인 문경새재가 아리랑 고개의 원조라고 보고 있다.

헐버트 박사는 미국 선교사로 1886년 내한해 육영공원 영어교사, YMCA 초대회장 등을 지냈고 1949년 정부 초청으로 8·15 행사에 참석하려고 내한했다가 1주일 만에 숨졌다. 그는 한국 땅에 묻히기를 희망해 서울 마포구 양화진 외국인선교사묘원에 잠들어 있다.

문경=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