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국 정상, 대조되는 민심 읽기 수준

입력 2013-08-12 18:30 수정 2013-08-12 20:02

오바마 軍 수송기 동원 애완견 휴가지 공수

정치 지도자에게 민심은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애완견을 휴가지로 수송하기 위해 군 항공기까지 동원한다면 어떻게 될까.

영국의 텔레그래프는 10일부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가족들이 매사추세츠주 마사스 비니어드에서 열흘간의 여름휴가에 들어갔다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눈에 띄는 것은 오바마 가족 애완견인 ‘보’가 수직이착륙 수송기 오스프리(MV22)로 따로 공수됐다는 점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시카고 출신 금융투자가 데이비드 슐트 소유의 저택에서 머물 것으로 알려졌다. 농구 코트가 딸린 이곳에서 휴가를 보내기 위해 오바마는 농구공이 가득 찬 가방 2개를 가져갔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은 에어포스원 등을 이용하는 데 드는 비용은 최고 200만 달러에 달하며 경호원들은 하룻밤에 345달러(약 38만4000원)짜리 방 70개에서 머물게 된다고 꼬집었다.

아베, 수해 상황에서도 반바지 골프 구설수

야마나시현에서 9일부터 휴가를 보내고 있는 일본의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폭우 피해로 2명이 숨진 상황에서 10일 반바지 차림에 지인과 골프를 쳤다가 구설에 올랐다. 제1야당인 민주당의 오하타 아키히로 간사장은 11일 “수해로 희생자가 발생하는 와중에 웃는 얼굴로 골프를 즐기는 총리를 이해할 수 없다”고 일갈했다.

노르웨이 총리, 택시기사 분장 민심탐방

반면 노르웨이 총리는 총선을 앞두고 택시기사로 분장한 장면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총리는 11일 유권자의 관심사를 파악하기 위해 일일 택시기사로 분장해 일하는 장면을 담은 동영상을 공개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유튜브에 공개된 동영상은 지난 6월 스톨텐베르그 총리가 택시기사 유니폼에 배지도 단 채 검은색 벤츠 택시를 몰고 다니는 모습을 담고 있다. 통신은 총리의 행위가 다음 달 9일 총선에서 집권 중도 좌파연합이 패배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자 이를 의식한 것이라고 전했다.

통신은 승객들이 교육에서부터 기름값 문제까지 다양한 주제를 스톨텐베르그 총리와 나눴다고 전했다. 그는 “국민의 진심을 듣는 것이 중요하다”며 “국민이 생각하는 것을 말하는 장소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택시”라고 말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