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난 초비상] 재계, 회원사에 비상체제 요청
입력 2013-08-12 18:18 수정 2013-08-13 00:39
며칠째 계속된 폭염으로 사상 최악의 전력난이 예고되면서 산업계가 대규모 정전사태를 막기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기업들은 전력대란을 막기 위해 12일부터 비상 절전 대책을 마련하고 참여를 독려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대한상공회의소는 전력 수요 폭증에 따라 기존의 대책을 강화한 절전 비상체제를 마련, 회원사에 긴급히 협조를 구했다. 피크타임인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최대한 냉방기 가동을 자제토록 하고 불필요한 조명은 끄도록 했다. 또 대기상태의 설비전원 차단, 공회전 방지, 승강기 운행대수 축소 및 격층 운행 등 정부의 절전 규제에 적극 협조해 줄 것을 당부했다.
지난 6월 사무실 건물 온도를 28도로 유지하고 조명의 70%를 소등하는 등 그룹 차원의 절전 대책을 발표한 삼성전자는 지난 8일부터 피크시간대에 서초사옥 지하 에스컬레이터 운행까지 중단시켰다. 이건희 회장은 16일로 예정돼 있던 고위 임원들과의 신경영 20주년 만찬을 23일로 미뤘다. 삼성 관계자는 “전력위기 상황에서 기념 만찬을 여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해 일정을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금호아시아나는 16일까지 서울 광화문 금호아시아나그룹 사옥, 금호타이어 광주·곡성·평택 공장, 아시아나항공 본사 등의 사업장에서 자체 발전기를 가동키로 했다. 금호아시아나 관계자는 “5일간 자체 발전기 가동으로 20만㎾의 전력 사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며 “시행 결과를 모니터링한 후 블랙아웃 위험이 지속될 경우 이달 넷째 주까지 확대 가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일부 공장에서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하는 상황까지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고 추가 절전 대책을 검토 중이다. 전력수급 ‘주의’ 단계가 발령되면 주요 공장 사무동의 냉방기 가동을 중단하고 남양연구소의 경우 비상발전기를 가동할 예정이다.
백화점·대형마트 등 유통업계도 전력 부족 사태에 대비해 만반의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매장 동선의 간접조명을 부분적으로 소등하고 기존 전등보다 70% 효율이 높은 LED 조명 교체 작업을 벌이고 있다. 또 국가 예비전력 구간을 100만㎾ 단위로 나눠 상황에 따라 피크시간대 공조설비 운영 시간을 축소하고 엘리베이터 이용을 제한하는 내용의 자체 매뉴얼을 만들었다. 신세계백화점은 ‘관심’ 또는 ‘주의’ 경보가 발령되면 후방 냉방시설을 정지시키고 주차장의 배기 시설을 일시적으로 멈추도록 했다.
임세정 서윤경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