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8일째 폭염경보… 전국 노인 사망자 속출
입력 2013-08-12 18:01 수정 2013-08-13 00:40
말복인 12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됐다. 열사병 환자와 폐사하는 가축이 속출하고, 일부 학교는 개학을 연기했다.
12일 오전 7시쯤 울산 북구 한 주택에서 선풍기를 틀고 자던 정모(57)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더위를 식히기 위해 선풍기를 틀고 자다 호흡곤란 문제로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울산은 최근 비공식 기온이 40도를 넘어서는 등 8일째 폭염경보가 내려진 상태였다. 이날도 낮 최고기온이 37도까지 올랐다.
지난 11일 오후에는 부산 금정구에서 혼자 사는 이모(77) 할머니가 집에 쓰러져 있는 것을 독거노인 도우미가 발견, 병원으로 옮겼지만 숨졌다. 전북 남원시 대산면 옥수수밭에서 일하던 노모(80) 할머니도 폭염에 쓰러져 목숨을 잃었다. 지난 10일 오후에는 부산 용호동 박모(71) 할머니가 거리에서 더위에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충북도는 지난 6월 28일부터 8월 10일까지 7개 농가에서 젖소 1마리, 돼지 2마리, 닭 8199마리가 폭염으로 폐사했다고 밝혔다. 전북에선 닭과 오리 31만5000여 마리가 죽었다. 정읍에서 양계장을 운영하는 심모(46)씨는 “낮에는 폭염에, 밤에는 열대야에 닭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며 “밤낮없이 물을 뿌리고 영양제를 주고 있지만 폐사율이 급증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강원도교육청은 기록적인 찜통더위로 관내 11개 학교가 개학을 연기하거나 임시휴업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강릉 경포중은 이날로 예정했던 2학기 개학을 16일로 미뤘고, 율곡중도 19일로 연기했다. 이날 학생들을 등교시킨 홍천중은 5교시까지 단축수업을 한 뒤 13일부터 임시휴업에 들어간다. 경기도와 충북 지역 일부 학교도 개학을 연기했다. 대구, 울산, 광주와 전남북 교육청은 학교장 재량으로 휴업이나 단축수업을 탄력적으로 실시토록 했다.
지방자치단체들은 전력난을 극복하기 위해 고강도 절전 대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충북 청원군은 13일부터 31일까지 매일 오후 7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 사이 모든 사무실 전력 공급을 차단키로 했다. 경남 창원시는 각종 생활정보를 전달하는 시내 대형 전광판을 한시적으로 끄기로 했다.
기상청은 당분간 낮 최고기온이 33도를 웃도는 무더위와 열대야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기상청 관계자는 “강하게 발달한 북태평양고기압이 우리나라 전역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특히 한낮에 차 안은 온도가 급격히 높아지므로 차에서 눈을 붙이거나 장시간 머무르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