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월째 북한에 억류 오빠 케네스 배는 北주민 도우려는 따뜻한 마음 갖고 있었다”

입력 2013-08-12 17:39

북한에 9개월째 억류돼 있는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45·한국명 배준호)씨의 석방을 위한 철야기도회가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시애틀 퀘스트 교회에서 배씨의 가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고 시애틀타임스가 보도했다.

기도회에는 281개의 촛불이 켜졌다. 배씨가 북한에 억류된 날짜와 같은 숫자다. 기도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배씨를 향해 영어와 한국어로 격려의 메시지를 썼다. 배씨의 부친 배성서씨 옆에 나란히 앉은 모친 배명희씨는 기도를 드리면서도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기도회 참석자들은 북한을 향해 석방을 호소했다. 배씨의 여동생 테리 정씨는 기도회 참석자들에게 배씨의 근황을 전하면서 “9개월째 강제 노동을 하면서 건강이 크게 악화됐다”며 “이 때문에 최근 병원에 옮겨졌다는 소식을 미국 국무부를 통해 전달 받았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는 평양 주재 스웨덴대사관을 통해 배씨의 근황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씨는 이달 초 북한이 공개한 영상에서 “북한이 나의 잘못을 용서하고 미국이 신속하게 나를 구출해주기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가족에게 전달된 편지에서는 당뇨로 시력이 급격히 악화되는 등 몸 상태가 나빠졌다고 밝혔다. 북한이 배씨를 억류한 정확한 이유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정씨는 CNN과의 전화통화에서 “내가 오빠에 대해 아는 것은 정말 좋은 사람이라는 것 뿐”이라며 “북한의 사람들을 돕고자 하는 뜨거운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