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가 뒷談] 세종청사 새풍경 ‘스피커폰 회의’

입력 2013-08-12 17:36


스피커폰은 마이크가 내장돼 있는 전화기를 가리킨다. 수화기를 들지 않고 통화가 가능해 자료를 보거나 메모를 하면서 통화할 때 주로 사용한다. 하지만 소음 발생으로 동료의 업무에 불편을 줄 수 있어 활용이 제한적이었다.

한물 간 것으로 인식되던 스피커폰 기능이 요즘 총리실에선 인기를 끌고 있다. 간단한 회의나 긴급한 업무 전달 시 유용하게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공보실에서 시작된 스피커폰 활용은 총리실 내 주요 실국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주요 간부가 서울 등에 있는 경우가 많다 보니 총리의 일정이나 주요 업무 내용이 바뀌면 과거에는 각 실장이 총괄국장에게 통보하고 총괄국장은 국장, 국장은 과장들에게 각각 전달하는 과정을 거쳤다. 업무지시도 마찬가지였다. 간단한 내용이라 해도 몇 차례 단계를 거치는 과정에서 시간과 노력이 소요됐고, 간혹 그 과정에서 내용이 잘못 전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스피커폰을 활용한 후엔 한 번에 과장급까지 내용을 전달할 수 있어 효율성이 높아졌다. 실장이 해당 국·과장에게 업무지시를 하면서 바로 의견을 들을 수도 있어 간단한 회의로 이어지는 경우도 잦다. 필요할 땐 담당 사무관 등 실무자도 불러 참석시킨다.

스피커폰 회의가 진행되는 장소는 실·국장급 간부의 사무실이다. 독립돼 있어 다른 이들에게 불편을 주지 않는 데다 집중력 있는 논의를 하기에 용이하다. 총리실의 한 관계자는 “스피커폰으로 회의를 해 보니 정말 편리했다”며 “중요한 안건 처리나 다른 실국과의 회의에 사용하기는 어렵겠지만 실국 내부 회의나 업무 전달에는 효율적인 만큼 다른 부처로도 적극 전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