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농구, 16년만에 월드컵대회 진출 ‘쾌거’
입력 2013-08-11 22:23 수정 2013-08-12 00:52
한국 남자농구가 16년 만에 세계무대를 밟는 쾌거를 이뤘다.
한국은 11일 필리핀 마닐라 몰오브아시아 아레나에서 열린 2013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에서 3위를 기록하며 이란과 필리핀에 이어 2014년 스페인 농구월드컵 출전권을 거머쥐었다. 한국은 전날 개최국 필리핀에 덜미를 잡혀 결승전 진출엔 실패했지만 이번 대회의 복병 대만에 완승을 거둠으로써 한국 남자농구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유재학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은 10일 필리핀 마닐라 몰오브아시아 아레나에서 열린 2013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선수권대회 3-4위 결정전에서 대만을 75-57로 대파했다.
릐세대교체 성공…결승행 좌절 한풀이=한국이 월드컵 대회에 나가는 것은 1998년 이후 16년만이자 통산 7 번째다. 한국이 세계무대를 밟은 것은 전희철(SK 코치)이 MVP에 오른 1997년 사우디아라비아 아시아선수권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1998년 그리스 세계선수권에 진출한 것이 마지막이었다.
이번 대회의 특징은 ‘만수’ 유재학 감독이 추진한 세대교체였다. 핵심 멤버는 대학생 5인방. 김민구와 김종규(이상 경희대), 이종현(고려대) 등은 대표팀에 떠오르는 샛별로 각인시켰으며 문성곤(고려대)과 최준용(연세대)도 주목을 끌었다. 한국은 결승행 좌절에 대한 분풀이라도 하듯이 모든 선수들이 펄펄 날며 완벽한 경기력으로 대만에 18점차 대승을 거뒀다. 김민구는 2쿼터에만 3점슛 3개 포함 13점을 쓸어 담았다. 3쿼터 막판에는 김민구와 윤호영이 연이어 3점포를 터뜨리며 20점 이상으로 달아났다.
릐한국 남자농구 미래 활짝=내년에는 굵직한 세계대회가 이어진다. 한국농구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절호의 기회다. 월드컵대회는 내년 8월에 열리고 이어 9월에는 인천 아시안게임이 기다리고 있다. 특히 월드컵대회는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열리기 때문에 해외 전지훈련장을 활용할 수 있다. 한국은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최고의 성적표였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획득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안방에서 개최하는 아시안게임은 한국이 12년 만에 다시 한 번 금메달을 딸 수 있는 호기다. 아울러 오는 10월 프로농구 개막을 앞두고 침체된 한국 농구를 일으킬 수 있는 튼튼하고 값진 교두보를 세우게 됐다.
한편 이어 열린 결승에서는 이란이 개최국 필리핀을 85대 71로 물리치고 4년 만에 패권을 탈환했다. 미국프로농구(NBA)에서 활약하는 센터 하메드 하다디가 이날 결승에서 29점, 16리바운드로 맹활약해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하다디와 김민구, 오신 사하키안(이란), 제이슨 윌리엄(필리핀), 린즈제(대만) 등 5명은 대회 베스트 5에 선정됐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