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도산서원 금송 ‘수난시대’
입력 2013-08-11 19:44
박정희 전 대통령이 직접 심었는지를 둘러싸고 논란을 빚었던 경북 안동 도산서원 내 금송(金松)의 수난이 이어지고 있다.
2007년 이전까지 발행됐던 1000원권 지폐 뒷면에 등장했던 이 금송은 ‘우리나라 화폐에 일본 소나무가 그려져 있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을 받다가 이후 신권에서 자취를 감췄다. 이번엔 아예 서원 밖으로 쫓겨나는 신세가 됐다.
안동시는 세계유산 등재와 사적 보존·관리를 위한 ‘도산서원 종합정비계획’을 최근 확정했다고 11일 밝혔다.
시가 국비와 도비 지원을 받아 호연건축문화유산연구원에 용역을 의뢰해 문화재청 최종보고회를 거쳐 확정된 정비계획에는 ‘금송이 도산서원의 자연경관을 저해해 서원(매표소) 밖으로 옮겨 보존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 금송은 박 전 대통령이 도산서원 성역화사업 준공을 기념해 1970년 12월 청와대 집무실 앞 금송을 옮겨 심었다. 그러나 2년 만에 말라죽어 당시 안동군이 동일 수종을 구해 몰래 같은 자리에 심은 것이다.
기념식수와 함께 세워진 표지석에는 ‘박 전 대통령이 아끼던 나무로 손수 옮겨 심었다’는 내용만 표기됐으나 ‘문화재 제자리 찾기 운동’단체의 문제 제기로 40여년 만인 2011년 12월 ‘동일 수종을 다시 식재했다’는 내용으로 바뀌었다.
금송은 한반도에 자생하지 않는 일본 고유종으로 지금의 청와대 자리에 조선총독관저를 건립할 당시 일본에서 옮겨 심은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면서 10여년 전부터 비판이 제기됐었다.
현재 도산서원 경내 서당 바로 앞 금송도 제거하는 대신 매표소 앞마당으로 옮겨 보존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금송 이전 작업은 문화재청에서 내년에 예산을 확보해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동=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