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의료봉사-국민일보·굿피플 주최] 시골 주민들의 치주염·풍치 등 고통을 덜어주다

입력 2013-08-11 19:02


11일 오전 9시, 강원도 평창군 미탄면복지회관 안은 10대 청소년부터 머리가 희끗한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남녀노소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치과 치료를 받기 위해 입을 크게 벌린 노인들 앞에는 손자뻘 되는 젊은 의사가 “할아버지 아파도 조금만 참으세요”라면서 정성을 다해 치료했다.

국민일보가 주최하고 국제개발 NGO 굿피플이 참여하는 제1240차 ‘사랑의 의료봉사’가 이날 미탄면에서 3시간 진행됐다. 이번 사랑의 의료봉사는 경희대 치의학전문대학원과 수원여대 치위생과의 연합 진료봉사 동아리 ‘KODA’가 지난 8일부터 실천해오던 봉사활동의 마지막 날 동참하면서 그 의미를 더욱 빛냈다. KODA 회원들은 물론 평창군 자원봉사센터·미탄면번영회 관계자 등 60여명이 함께했다.

330㎡ 면적의 복지회관은 이날 하루 거대한 전문 치과병원으로 변했다. 회관 안에는 치과 치료 의자와 책상이 놓였고, 밖엔 치과 전문치료 장비와 초음파 X선, 혈액분석 장비를 갖춘 굿피플 이동진료 차량이 주차장에 자리를 잡았다.

신재홍(66)씨는 “복지관에서 치과 치료를 해준다는 얘기를 듣고 왔다”며 “10㎞ 떨어진 읍내 병원까지 가기가 힘들었는데 의사선생님들이 이곳까지 찾아와 정성껏 치료해줘 정말 고맙다”고 의료진에게 연신 감사인사를 건넸다.

주민들은 마을에 치과병원이 없는 데다 바쁜 농사일로 치과 치료를 제때 제대로 받지 못해 생긴 치주염, 풍치 등의 질환을 의료진에게 호소했다. 의료진은 준비해 온 의료장비 등을 활용해 스케일링, 레진, 사랑니 발치, 불소도포 등 사랑의 의술을 정성스레 주민들에게 베풀었다. 환자 60여명이 진료를 받았다

유시연(58)씨는 “귀농 8년차인데 시골에서 살다보니 가장 불편한 게 의료시설 부족이었다”면서 “이렇게 먼 곳까지 찾아와 치료해 주고 친절하고도 자세한 설명을 해줘 많은 도움이 됐다”고 밝게 웃었다.

김정무(32) KODA 회장은 “1988년 동아리를 결성한 선배들의 정신을 이어받아 회원들과 함께 진료 봉사를 펼치고 있다”면서 “‘정말 고맙다’는 말을 건네는 주민들이 있는 한 봉사활동을 멈출 수 없다”고 말했다.

1999년 설립된 굿피플은 2002년부터 가난과 재난으로 고통받는 이웃들과 산간벽지 등 의료 사각지대 내외국인들을 위해 의료봉사를 실천하고 있다.

평창=글·사진 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