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바라보며 애국가… 한국인임을 실감” 다문화가족 72명 ‘독도알리미’ 발대식 가져
입력 2013-08-11 19:02 수정 2013-08-11 22:07
9일 오전 5시30분 독도 인근 해역의 해군 상륙함 성인봉함 갑판에서 ‘다문화가족 독도알리미’ 발대식이 열렸다. 갈수록 늘고 있는 국내 다문화가족들에게 독도를 제대로 알리기 위해 비영리 민간기구 상생코리아가 주최하고 해군본부가 후원했다. 다문화가족이 한꺼번에 독도를 방문한 건 처음이다.
행사에 참여한 다문화가족 72명은 독도의 일출 시간에 맞추기 위해 8일 오후 5시30분 동해항에서 성인봉함을 타고 12시간 동안 항해했다. 독도 인근에 도착한 뒤 바다안개 사이로 해가 떠오르며 독도의 웅장한 모습이 드러나자 성인봉함 비행갑판에 모인 이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중국 한족 출신으로 한국에 정착한 지 14년째인 왕정선(43·여)씨는 “해군 함정을 타고 독도에 가는 건 좀처럼 얻기 힘든 귀중한 경험”이라며 “갑판에서 독도를 바라보며 애국가를 부르니 어느 때보다 내가 한국인임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상생코리아 이강두(사진) 의장은 “독도는 대한민국의 고유 영토임에도 일본이 끊임없이 넘보고 있다”며 “한국의 당당한 일원인 다문화가족들이 올바른 역사관과 국가관을 갖도록 돕고, 독도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발대식에 참여한 다문화가족 72명은 앞으로 ‘독도알리미’로 활동한다. 이해목(10)양과 한준민(10)군은 선언문에서 “우리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아들딸로서 독도가 대한민국의 땅임을 어머니의 나라와 세계에 알리는 독도알리미의 역할을 수행한다”고 다짐했다.
발대식이 끝난 뒤 한서대 고성진 교수와 소프라노 이혜연씨의 축가, 백합무용단의 강강수월래 합창 등 다양한 공연이 함상에서 펼쳐졌다. 단연 눈길을 끈 건 베트남 출신 도티빗프엉(40·여)씨와 흰응억프엉(27·여)씨의 공연이었다. 이들은 흰색 베트남 전통 의상을 입고 베트남 가요 ‘학교 가는 길’을 불렀다. 졸업 후 오랜만에 모교를 찾은 감회를 나타낸 노래라고 한다.
도티빗프엉씨는 2003년 한국 남성과 결혼해 2006년 입국했다. 2011년 입국한 흰응억프엉씨는 하노이국립대 한국학과를 졸업하고 국민대 MBA 과정에 재학 중이다. 애창곡으로 왁스의 ‘화장을 고치고’, 김현식의 ‘내 사랑 내 곁에’를 꼽을 만큼 ‘한국 문화 마니아’다. 이들은 공연을 마친 뒤 입을 모아 “독도는 당연히 한국 땅이죠”라고 말하며 웃었다.
성인봉함 기관장 서지훈(27) 대위는 “이번 행사를 지원한 데 대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부심을 느낀다”며 “독도 방문이 처음인 성인봉함 장병들에게도 뜻 깊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독도=조성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