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천지 품고 ‘통일기도’ 가슴 뭉클

입력 2013-08-11 18:58 수정 2013-08-11 19:54


기고-北·中·러 접경지 선교여행을 다녀와서

국제사랑재단(이사장 이승영 목사)에서 주관한 통일·선교체험단의 일원으로 러시아 연해주 지역과 중국의 연변 지역을 다녀왔다. 통일과 선교라는 관점에서 복음적 토양과 지정학적 특징을 경험하고 싶어 지원했는데 기회가 주어져 감사했다.

15명이 블라디보스토크(이하 블라디) 공항에 도착한 후 2012년 APEC정상회담이 열렸던 루스키섬을 돌아 전망대에 올랐다. 여기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십자가를 들고 있는 두 수도사의 동상이었다. 동방정교회 선교사인 두 사람은 형제로 1000년도 훨씬 전에 지금의 러시아문자인 키릴문자를 창안했다. 그러고 보면 러시아도 일찍부터 복음에 크게 빚진 국가임에 틀림이 없다. 수도사들에 의해 그들의 문자가 만들어졌지 아니한가?

이튿날 아침 일찍 국제사랑재단 동북아지부(지부장 전영수 선교사) 라지돌리나 선교센터 미르교회를 방문했다. 전영수 선교사의 뜨거운 선교열정으로 신학교 사역, 교회 개척, 의료선교 사역, 무료급식 사역 등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의료선교사인 이옥자 선교사는 현지인들에게 무료침술봉사로 7년을 섬기고 있었다. 현지 건물을 매입해 교회로 꾸미고 지역민들에게 복음과 침술이라는 사랑의 옷을 입히며 북한선교 전초기지로서 사명을 감당하고 계시는 선교사들에게서 잔잔한 감동이 느껴졌다.

1937년 스탈린의 소수민족 말살정책으로 인해 20만명이나 되는 고려인들이 강제로 중앙아시아로 추방된 라지돌리나역을 찾았다. 일명 ‘카레이스키’(고려인)로 불리던 그들의 아픔이 너무도 짙게 배어 있는 것 같아 잠시 눈을 감고 묵상했다.

셋째 날, 중국 훈춘에 도착했다. 중국과 북한의 국경을 따라 권하, 방천, 밀강, 도문, 연길까지 긴 이동이 시작되었다. 제일 먼저 우리가 내린 곳은 ‘권하다리’. 국경인 철책 앞에서 말없이 흐르는 두만강과 건너편 북한 땅을 바라보며 하루빨리 남북의 통일이 이루어지길 기도했다.

러시아와 중국, 북한 3국 접경지역 방천에 도착, 전망대 위로 올라가니 3국의 국경이 더욱 뚜렷하게 눈에 들어왔다. 도문도 다리를 통해 중국과 북한이 마주하고 있었다. 다리 중간에 경계선이 있고 경계선 너머가 북한 땅이다. 이곳은 탈북자들이 가장 많은 곳 중의 하나라고 한다.

넷째 날, 우리는 새벽3시 반에 기상해 백두산을 등정했다. 전용셔틀버스를 타고 산중턱에서 내려 다시 봉고차를 타고 나선식으로 올라가 천문봉 정상에 도달했다. 차에서 내려 사람들을 따라 다시 10여분을 올라가니 눈앞에 천지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한마디로 장엄함의 극치였다. 생명을 품은 어머니의 자궁 같은 그 신비에 순간적으로 말문이 막히고 가슴속에서 뭔가가 막 꿈틀거리는 느낌이었다. 잠시 후 우리는 이 천지 앞에서 나라와 민족의 통일을 위해 함께 기도했다. 정말 간절한 마음으로 그날이 빨리 오기를 기도했다. 이어 비룡폭포의 장관도 우리를 놀라게 했다.

백두산 등정을 마치고 연길로 돌아온 우리는 국제사랑재단에서 운영하는 사랑빵집을 둘러봤다. 이곳 빵집은 북한 결식어린이들에게 빵을 공급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었는데 1층은 빵을 만드는 공장이고 2층에는 이곳에서 만든 빵과 차를 파는 카페가 운영되고 있었다. 매일 1500∼2000여개의 사랑의 빵과 국수, 겨울에는 털장화와 털외투 등을 들여보내는 국제사랑재단의 NGO활동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었다.

이번 일정을 통해 통일과 선교에 대한 귀한 사명과 중요성을 깨달게 해 준 국제사랑재단에 진심으로 감사를 전한다.

최영준 목사 (대구중앙성결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