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야오방 아들 “정치개혁 필요”

입력 2013-08-11 18:49


중국 후야오방(胡耀邦) 전 총서기의 아들 후더핑(胡德平·사진)이 프랑스 사상가 알렉시 드 토크빌의 저작 ‘앙시앵 레짐과 프랑스 혁명’의 감상문 형식을 빌려 정치개혁 추진 필요성을 언급하고 나섰다.

현재 중국에서 정치개혁을 둘러싼 노선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와중이어서 개혁파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차원으로 보여 주목된다.

후더핑은 10일 경제관찰보에 “앙시앵 레짐과 프랑스 혁명을 읽고: 과거 혁명을 결코 잊어선 안 돼”라는 기고문을 싣고 “또 다른 혁명을 불러오지 않으려면 지속적이고 철저한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과거 프랑스 혁명이 제2 제정으로 귀결됐던 것을 상기시키며 중국 사회주의 혁명이 실패하지 않으려면 국가제도에 대한 끊임없는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을 주장한 것이다.

후더핑은 “각국 공산당의 업무과정에서 지도자의 고도 권력집중, 정권장악 후의 관료주의 성행, 가부장제, 간부종신제 등의 폐단이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봉건주의적 잔재에 따른 것”이라며 “이러한 폐단은 개혁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후더핑은 “중국 사회주의 국가 건설과정에서 선진사상과 과학이론으로 무장한 당이 없으면 역사적 사명을 다할 수 없다”면서 “이 당의 임무는 전국인민을 영도해 헌법을 제정하고 인민대표대회, 국무원, 최고인민법원, 검찰원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도록 보장함으로써 고도의 민주주의와 법치국가를 건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당 기관지 일민일보가 사흘 연속 헌정을 비난하는 글을 게재하는 것 등을 감안하면 현재 중국에선 정치체제 개혁을 놓고 삼권분립과 헌정에 따른 법치주의를 강조하는 개혁파와 당의 영도 및 중국 특색사회주의를 강조하며 헌정을 비난하는 보수파 간 갈등이 벌어지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후더핑이 법치주의를 강조한 것은 그만큼 노선갈등 수위가 심각하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