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 피하는게 상책” 기업들 묘책 봇물

입력 2013-08-11 18:42 수정 2013-08-11 22:09


찜통더위가 계속되자 기업들이 다양한 더위사냥 묘책을 내놓으며 폭염에 맞서고 있다. ‘쿨 맵시’로 불리는 간편복장은 기본이고, 삼계탕 등 여름철 대표 보양식을 제공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건설업계에서는 기온이 절정을 이루는 시간대에 작업을 하지 않는 ‘무더위 휴식시간제’가 확산되고 있다. 아예 공장 문을 닫고 집중휴가제를 실시하는 기업들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11일 “기업들이 여름나기에 더욱 진땀을 흘리고 있다”면서 “기록적 폭염이 찾아 온 데다 정부의 에너지 절감 대책에 동참하느라 에어컨 사용 등도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바지 허용하고 쿨 토시도 지급=삼성그룹은 6∼8월 피크시간대(오후 2∼5시) 사무실 온도를 공공기관과 동일한 수준인 28도에 맞추고 있다. 삼성그룹 임직원들에게 집보다 더 시원한 사무실은 이제 옛말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지난 6월부터 임직원에게 재킷 없이 깃이 달린 반소매 티셔츠(일명 폴로셔츠)를 입도록 권유했다. 엉덩이에서 나오는 열을 흡수해 체온을 낮추는 쿨 방석을 임직원에게 지급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는 한발 더 나아가 부서별로 임원 재량 하에 근무시간 중 반바지 착용을 허용하고 있다.

땡볕에서 일해야 하는 건설·조선 업계는 체온을 1도라도 낮추기 위한 아이디어 용품을 직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현장 직원에게 쿨링 재킷과 쿨링 언더웨어를 지급했다. SK에너지 울산콤플렉스는 모든 작업자에게 쿨 스카프를, 특수 작업자에게는 쿨 재킷을 각각 나눠줬다. GS리테일은 물류센터 작업자들에게 쿨팩 조끼, 쿨 토시, 쿨 아이스타월 등을 줬다.

◇보양식에 점심시간 연장까지=삼성전자는 구내식당에서 물냉면·냉콩국수 등 여름철 음식은 물론 닭백숙·추어탕 같은 보신음식을 내놓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는 7∼8월 두 달을 혹서기로 정해 매일 오후 공장 근로자에게 아이스크림·수박 화채·얼음미숫가루 등 특별간식을 나눠주며 여름나기를 돕고 있다. 복날 등에는 모든 임직원에게 삼계탕 등 보양식을 내놓는다. 현대중공업 역시 보양 특식을 제공하고 점심시간을 연장하기도 한다.

LG전자와 두산중공업은 아이스크림·팥빙수·수박 등을 제공한다. 동부대우전자는 광주공장 직원들을 위해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오후 3시 무렵 피로를 푸는 휴식시간을 두고 콩물·아이스크림·음료수 등을 함께 나눈다.

◇작업시간 탄력 조정도=건설업계는 현장 작업자를 위해 작업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정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외부 기온이 32도가 넘으면 점심시간을 오후 2시까지 늘리고 34도가 넘는 경우에는 옥외작업을 금지토록 했다. 대림산업은 무더위가 절정에 달하는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현장 별로 ‘무더위 휴식시간제’를 지정해 작업자들이 쉴 수 있게 배려했다.

GS건설은 근로자 건강상태를 확인해 고령자, 고혈압 의심 작업자에게는 옥외 작업을 제한했다. SK건설은 낮 12시부터 오후 5시까지는 관리자가 작업·휴식 시간을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폭염으로 생산성이 떨어지는 것은 불가피하니 이때를 이용해 휴가를 실시하는 기업들도 있다. 두산그룹 계열사들은 더위가 절정에 달하는 8월 둘째 주를 전후로 공장 휴무와 함께 최장 2주의 하기 휴가를 제공한다. 현대중공업도 지난달 25일부터 8월 9일까지 2주간 집중휴가제에 돌입했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