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새내기 교사 이슬기씨, 국민일보에 애절한 편지 “4년간 후원 몽골 심장병 어린이에게 새 생명을”

입력 2013-08-11 18:26 수정 2013-08-11 20:49


“몽골의 내 ‘아들’을 살려주세요!”

부산에 사는 새내기 교사 이슬기(24·여)씨가 지난 8일 본보에 편지를 보내왔다. 편지에는 4년 동안 후원해온 몽골 어린이 바야르마아 투굴두르(9)의 심장병을 고쳐주고 싶다는 호소가 담겨 있었다.

이씨는 지난달 29일 월드비전의 다른 후원자 11명과 함께 몽골로 갔다. 투굴두르를 만난다고 생각하니 마치 아들을 만나러 가는 것처럼 설렜다고 했다. 부푼 마음을 안고 도착한 몽골, 처음 만난 ‘아들’ 투굴두르는 의젓했으나 먼저 말도 걸지 않고 잘 웃지도 않아 속이 상했다고 이씨는 편지에서 밝혔다.

이씨는 한국으로 돌아오기 직전에야 투굴두르가 심장병 때문에 얼굴에도 웃음기가 없고 말도 없었다는 사실을 알고 후원자로서 무관심한데 대해 무척 미안했다고 털어놨다.

또래의 아이들과 달리 투굴두르의 소원은 훌륭한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치료받는 것’임을 안 이씨는 “그 작은 아이의 꿈을 듣는 순간 아이에게 서운해 했던 내가 부끄러웠다”고 편지에 썼다. 아이의 형편을 헤아리지도 못하고, 후원을 한다는 이유로 자기 맘을 알아주기만 바랐던 게 부끄러워 울었고, 투굴두르에게 진짜 꿈을 심어주고 싶어 울었다는 것이다.

이씨와 투굴두르를 결연해준 월드비전은 이 같은 소식을 접하고 투굴두르가 심장에 어떤 병이 있는지 정밀진료를 실시하기로 했다. 수술이 필요할 경우 한국으로 데려오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월드비전은 “아이의 치료와 자활을 돕는 손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