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을 넘어 미래한국으로] 獨 대기업의 힘, 사회적 존경에서 나온다
입력 2013-08-11 18:17 수정 2013-08-11 22:35
독일 대기업의 힘은 높은 기술력과 함께 사회적 존경에서 나온다.
독일 대기업은 골목상권이나 중소기업 영역을 침범하지 않고 글로벌 시장으로 나가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고용을 중시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세계적으로 인건비가 높은 독일이지만 임금이 싼 다른 나라에 공장을 짓지 않고 국내에서 한 사람의 일자리라도 더 늘리기 위해 애쓴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만큼 사회적 존경도 받고 있다.
독일 전체 374만여개 기업 중 대기업은 1만5000여개. 숫자로는 전체 기업의 0.4%에 불과하지만 매출액은 독일 전체의 62%를 차지한다.
독일 대기업들은 독일 경제를 이끄는 ‘플래그십(flagship·기함·사령관이 승선해 지휘하는 군함)’으로 불린다.
벤츠·BMW·아우디·폭스바겐 등 자동차 회사들과 바이엘·머크·바스프 등 화학·제약 회사, 지멘스·보쉬 등 전자·전기·기계 회사 등은 ‘Made in Germany’의 자부심을 안고 세계 시장을 호령하고 있다.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품질·디자인·신뢰성 등이 뛰어나 고부가가치 시장에서 더욱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바이오·유전자 기술, 나노 기술, 정보 기술, 생체인식, 항공우주, 신환경에너지 등 미래 기술 연구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어 독일 대기업의 위세는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우리 대기업들도 독일 대기업 못지않은 노력을 기울이고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유럽 최대 경영전략 자문 회사인 독일의 롤랜드버거 한국지사 이석근 대표는 “대기업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등 과실을 국민들과 나눠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존경받지 못하고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조호정 선임연구원은 “보쉬 같은 최첨단 기업이 아직도 주식시장에 상장을 하지 않을 만큼 건전한 재무구조 속에 기술과 제품력 향상에만 몰두한다”면서 “중소기업 영역을 침범하지 않고 배려해서 상생하는 기업문화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LG경제연구원 이서원 연구위원은 “독일 대기업이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소재와 부품 등에서 기술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라며 “세계 시장으로 나가 상상을 초월하는 경쟁을 벌인 것이 기술력 향상으로 이어졌고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배경이 됐다”고 설명했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