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양건 “개성공단이 잘돼야 DMZ평화공원 조성도 잘될 것”

입력 2013-08-11 17:26

북한의 대남정책을 총괄하는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 “개성공단이 잘돼야 비무장지대(DMZ) 평화공원 조성도 잘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북한을 방문한 박상권 평화자동차 사장은 방북 기간 자신과 면담한 김 부장이 이같이 말했다고 9일 서울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밝혔다. 김 부장은 박 사장과 지난 2일 평양 고려동포회관에서 2시간30분간 면담하면서 개성공단과 관련해 “개성공단도 따지고 보면 DMZ에 있다. 공단을 적극적으로 잘해서 잘돼야 DMZ에 공원을 만드는 것도 되든지 말든지 할 텐데, 지금 이렇게 안 되는 상황에서 DMZ(공원) 얘기를 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고 박 사장은 전했다. 김 부장의 ‘개성공단이 잘되면 DMZ 공원도 잘될 것’이라는 발언은 개성공단이 정상화될 경우 박근혜 대통령이 추진 중인 DMZ 평화공원 조성 계획에 북한이 협조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사장은 7차 실무회담을 앞둔 개성공단 문제에 대해선 “(북한에서 만난) 누구도 (개성공단에 대해) 부정적인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면서 “잘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 측 통일부 장관과 김 부장의 이른바 ‘급(級)’ 문제가 논란이 된 것에 대해선 “조금 하다가 그만두는 사람이랑 어떻게 대화하느냐. 자기(북측)들은 수령을 모신 사람을 함부로 놀리지 않는다”고 북측 분위기를 전했다.

박 사장은 북한의 관광특구 조성에 대해선 “북한이 백두산, 칠보산, 원산, 금강산, 개성 등 6개 지역에 관광특구를 만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올 1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특별명령으로 삼지연(백두산), 어랑(칠보산), 갈마(원산)비행장 등 군 비행장 3곳을 민영화시켰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심혈을 기울이는 마식령 스키장에 대해선 “슬로프가 6개”라며 “(장마 피해를 입었다고 하는데) 아랫부분이 조금 무너졌지 윗부분은 안 무너졌다”고 소개했다.

박 사장은 방북 기간인 지난달 30일 평양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관에서 해외동포들과의 단체 기념사진 촬영 때 김 제1위원장과도 만났다고 한다. 김 제1위원장은 “(김정일) 장군님 시대 때부터 지속적으로 좋은 관계를 가져 온 데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조국 통일을 위해 함께 손잡고 일해가자”고 말했다고 박 사장은 전했다.

박 사장은 건강 악화설이 나도는 김 제1위원장의 고모 김경희 비서에 대해 “많은 병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 걸음도 꼿꼿이 걷는 것을 보면 지금은 건강이 괜찮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 제1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에 대해선 “똑똑해 보이고, 주변 사람들에게 친절했다”고 평가했다. 김 제1위원장의 자녀에 대해선 “딸 둘이라는 말이 있다. 잘은 모르겠다”고 전했다.

박 사장은 또 “평양이 (김 제1위원장) 집권 1년 동안 과거 10년만큼 변했다”며 “5㎝도 빈 땅이 안 보일 정도로 잔디가 빈틈이 없다”고 묘사했다. 평양시내 전차들도 버스로 점차 바뀌고 있으며, 평양시민을 위한 종합 편의시설 ‘해당화관’에는 이전까지 없던 발마사지를 하는 곳도 처음 등장했다고 소개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