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심 48m 해저터널 도보 통행한 40대 남자, 알고 보니…

입력 2013-08-09 21:46

[쿠키 사회] 수심 48m 해저터널에서 황당한 도보통행을 한 40대 남자의 사연이 화제다.

9일 부산 천가파출소 등에 따르면 부부싸움 뒤 도보 통행이 금지된 거가대로(부산∼거제 연결도로) 해저터널을 걷던 한 남성이 경찰의 도움을 받아 귀가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지난 6일 오후 9시쯤 부산 천성동 거가대로 해저터널(침매터널 3.7㎞)의 거제도 방면 도로 3분의 1지점에서 40대 남자가 걸어가는 것을 관리소 직원이 CCTV로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이에 부산 천가 파출소 경찰 2명이 출동해 순찰차에 태우려 했지만, 이 남성은 이를 거부한 채 달리는 차량에 뛰어들겠다고 오히려 협박했다.

거제도와 부산을 잇는 거가대로 구간 중 바닷속 최대 48m 깊이까지 내려간 해저터널 구간은 편도 2차로의 자동차 전용도로여서 갓길이 좁아 도보통행이 엄격히 금지된 곳이다.

경찰은 이 남자의 감정을 자극하면 사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40여 분가량 남성을 뒤따라가며 차량으로 에스코트했다.

경찰은 해저터널을 빠져나와 중죽도 인근 거가대교 갓길에 도착했을 때 이 남자를 설득해 순찰차에 태웠고, 거제 장목면 인근 정류소에서 거제 고현행 시외버스로 귀가시켰다.

이 남자는 부산에서 부인과 함께 차를 타고 가다 부부싸움을 했고 홧김에 차에서 내린 것으로 알려졌으며, 그의 부인이 그대로 차를 몰고 가는 바람에 홀로 해저터널을 걸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