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SA, 美 넘나드는 모든 문자대화 검열
입력 2013-08-09 18:45 수정 2013-08-10 00:26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자국 국경을 넘나드는 이메일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등 모든 문자 대화를 검열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NSA는 미국인이 요주의 인물과 직접 주고받는 대화를 감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해당 인물과 조금이라도 연관이 있는 내용은 뭐든지 수집한다고 뉴욕타임스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SA 관계자들은 감시 대상 외국인과 관련된 정보를 언급하는 사람을 색출하기 위한 검열이라고 설명했다.
미 정보당국이 컴퓨터를 이용해 해외의 정보를 진공청소기로 빨아들이듯 수집한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져 있다. 추가로 드러난 감시 방식은 미국이 그보다 훨씬 촘촘하고 광범위한 감시망을 펼쳐놓고 미국인뿐 아니라 전 세계인의 내밀한 대화를 샅샅이 들여다보고 있었음을 의미한다.
이 방식이라면 한국 거주자가 미국에 사는 친구나 가족과 사적인 이메일을 주고받으면서 기사로 알게 된 테러조직 관련자의 이름만 거론해도 모든 대화 내용이 검열을 받을 수 있다.
NSA 대변인 주디스 에멀은 국경을 넘나드는 감시에 대해 즉답을 피한 채 “NSA는 합법적 활동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애플의 최고경영자 팀 쿡 등 미국 주요 정보기술(IT)업체 핵심 인사들을 비밀리에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이들이 NSA의 개인정보 수집 등에 대해 논의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러시아에 은신 중인 미 중앙정보국(CIA) 전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이 사용하던 보안 이메일 서비스 라바비트(Lavabit)는 이날 운영을 중단했다. 명확한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이메일 사용자에 대한 정부의 정보 검열과 수집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2004년 서비스를 시작한 라바비트는 35만명이 사용 중이다. 또 다른 보안 이메일 서비스 사일런트 서클(Silent Circle)도 같은 날 운영 중단을 발표하면서 정부 압력 의혹이 커졌다.
한편 브라질 일간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는 브라질 정부가 미국의 정보수집 실상을 기사로 폭로한 영국 일간 가디언 기자 글렌 그린월드를 보호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미국인인 그린월드는 8년째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 살고 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