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국 제약사 잇단 손보기
입력 2013-08-09 18:46
중국 당국의 외국 제약업체 손보기가 계속되고 있다.
영국 제약회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에 이어 최근 덴마크의 룬드벡과 노보 노디스크, 프랑스의 사노피 등도 가격 담합과 뇌물 공여 등 혐의로 당국의 조사를 받았다.
이러한 조사는 다국적 기업에 집중되고 있어 중국이 외국계 기업을 타깃으로 삼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 당국의 조치는 제약뿐 아니라 분유 업체 등으로 확대되고 있어 리커창(李克强) 총리 등장 후 당국이 불공정 행위에 대한 엄단에 나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룬드벡의 최고 경영자(CEO) 울프 빈베르그는 “중국공상국 관리들이 지난달 베이징 사무실을 찾아와 약품 판매와 관련된 문제들을 조사하면서 판촉 행위에 대한 정보를 요구했다”고 말했다고 인터넷 매체 왕이차이징(網易財經)이 9일 전했다.
당국은 세계 최대 인슐린 제조업체인 덴마크의 노보 노디스크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였다. 공상국 직원들은 지난 1일 노보 노디스크 톈진(天津) 사무실을 방문해 영업 관련 자료를 요구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그러나 노보 노디스크가 어떤 잘못을 저질렀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프랑스의 다국적 제약업체 사노피는 “중국 의사 500여명에게 뇌물을 제공했다”는 내부 고발자의 폭로로 조사를 받고 있다. 21세기경제도보는 ‘베이컨’이라는 내부 고발자가 제공한 자료를 인용해 “사노피가 2007년 베이징, 상하이, 항저우 등에 있는 79개 병원 의사들에게 연구 경비 명목으로 171만 위안(약 3억1000만원)을 건넸다”고 보도했다.
영국 BBC방송 중문망은 이와 관련해 중국 당국이 현재 중국과 외국 제약업체 60곳을 상대로 비용과 가격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GSK의 경우 최근 판로를 개척하기 위해 정부 관료와 병원 등에 뇌물을 뿌린 혐의로 고위 경영진 4명이 체포됐다. 그 뒤 회사 측이 공개적으로 혐의를 인정하고 사과하기에 이르렀다. GSK는 이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기소돼 거액의 벌금을 물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뉴욕에 법인이 등록돼 있는 GSK는 부패관행을 금지한 미국 법에 따라 기소돼 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서방 언론들은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외국 기업에 집중 경고를 주는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으나 중국 당국은 “정상적인 법 집행일 뿐”이라고 밝히고 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