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더위’ 피해 속출 열사병 사망 6명으로

입력 2013-08-09 17:43 수정 2013-08-09 23:24

장마가 끝난 뒤 연일 계속되는 폭염으로 인한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열사병 등으로 고생하는 더위 환자가 속출하고 가축 폐사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9일 오후 1시쯤 제주도 한라산을 오르던 최모(52)씨가 해발 1650m 지점에서 쓰러져 숨졌다. 8일 오후에는 전남 나주시 남평읍 고구마 밭에서 아침 일찍 일을 나갔던 A씨(79·여)가 숨진 채 발견됐고, 장흥군 용산면의 한 고추밭에서도 B씨(90)가 폭염 속에 쓰러져 숨졌다. 같은 날 오후 5시쯤 경남의 텃밭에서 일하던 C씨(63)가 온열질환으로 사망했고, 경북 예천의 장모(75·여)씨와 박모(52)씨도 폭염 탓에 숨졌다. 8일까지 온열질환자는 663명이나 발생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폭염 경보가 발효되는 등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폭염환자가 속출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불볕더위가 가장 심한 낮 12시에서 오후 4시 사이에는 농사일을 한다거나 체력 소모가 많은 외부활동 등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폭염이 이어지면서 가축 폐사도 잇따르고 있다. 정읍에서 양계장을 하는 한 농가는 최근 하루 동안 토종닭 1만2000마리가 폐사했다. 김제에서 양계장을 운영하는 김모(50)씨는“현재 닭 1만5000마리가 폐사해 6000만원이 넘는 피해를 봤다”며 “폭염이 끝날 때까지 어떻게 견딜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9일 경기도 안성·평택 등 3개 지역에서 닭 1만 마리가 폐사했고, 경북 군위·영천·김천의 농가 3곳에서는 1만2000마리가 한꺼번에 죽었다. 최근 한 달 동안 경북에서 폭염으로 인해 닭 7만6700여 마리가 폐사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폭염으로 8일까지 가축은 383개 농가에서 닭 74만5671마리, 오리 4만829마리, 돼지 40마리 등 모두 78만6540 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국 해안에 적조가 확산되면서 피해도 계속 늘고 있다. 경남도는 남해안의 적조로 인한 양식어류 폐사 피해액이 8일까지 144억100만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8일에는 통영 한산·욕지도와 고성 삼산·하이면 연안 등에서 25만1000마리가 폐사해 2억200만원의 피해가 났다. 남해안에서 큰 수산피해를 내고 있는 고밀도 적조는 경북 울진까지 확산돼 곳곳에 적조 경보가 내려지고 있다.

무더위는 다음주까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지역에 따라 강한 소나기가 내리는 곳이 있겠으나 폭염은 꺾이지 않고 다음주 내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관계자는 “다음 주에도 낮과 밤에 걸쳐 폭염과 열대야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용상 기자, 광주=장선욱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