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단계 개통 이후에도 부실공사로 느려진 고속열차
입력 2013-08-10 04:59 수정 2013-08-10 17:09
1년에 2∼3번 KTX를 이용하는 서모(24·성내동)씨는 지난달 KTX를 타고 출장을 가기 위해 서울역을 찾았다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2010년 말 KTX를 이용할 당시 서울-부산 구간을 2시간 8분이면 갈 수 있었는데, 이번에는 8분이 추가 돼 2시간 16분이 걸린 것이다. 서씨는 “일부구간에서 저속운행을 한다고 느꼈지만 도착하는 데 8분이나 차이가 날 줄은 몰랐다”며 “2010년에 서울 부산 구간 KTX 2차 공사가 완료됐는데 속도는 오히려 느려졌다니 이상했다”고 말했다.
2010년 11월 KTX 2차 개통 이후 오히려 KTX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는 불만이 많다. KTX 2단계 개통으로 대구∼부산 간 고속신선을 새로 깔아서 300㎞이상을 낼 수 있도록 했는데도 오히려 왕복 시간이 늘어난 것이다. 부실공사에 따른 안정상의 이유로 속도를 줄어야 하는 구간이 늘어나 운행시간이 길어졌기 때문이다.
신경주역과 울산역도 감속운행을 하는 단골구간이다. 선로를 바꿔주는 선로변환기를 지날 때 300㎞이상으로 고속주행 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다른 구간보다 100㎞이상 감속해 운행한다. 부산으로 향하는 하행선의 경우 170㎞, 서울방향으로 진행할 때는 140㎞로 달린다.
한국철도시설공단 측은 “고속운행을 해도 상관없다고 6차례에 걸쳐 한국철도공사 측에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철도공사 측은 “국토교통부들의 조사결과 아직 해당구간에서는 저속운행을 해야 한다고 판단돼 저속운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대전∼동대구∼부산만 서는 KTX 열차도 2시간 26분이 걸린다. 2004년 4월 개통 당시 같은 노선을 달렸던 KTX와 비교할 때 고작 14분 줄어드는 데 그쳤다. 반면 요금은 지속적으로 상승해 2004년 4만5000원이던 서울∼부산 노스톱 구간 요금은 KTX 2단계 개통하고 동시에 5만1800원까지 올랐고, 현재는 5만3700원으로 뛰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국철도공사 관계자는 “고속신선을 깔았음에도 제 속도로 운행하지 못하는 구간이 있다는 점은 일부 구간공사 결함 때문”이라며 “하루빨리 조치를 취해 이용 고객들이 더 이상 불편을 겪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요진 기자 tru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