性범죄 끊이지 않는 대학가… 예방교육 나몰라라

입력 2013-08-09 17:33

고려대 성폭행 사건 등 캠퍼스 성범죄가 잇따르는 가운데 전국 대학 교직원들의 절반이 의무교육인 성희롱 예방교육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소속 새누리당 김희정 의원이 9일 여성가족부에서 제출받은 ‘2012년도 대학 성희롱 예방교육 실시 현황’ 자료를 보면, 전체 대학 교직원의 성희롱 예방교육 이수율은 48.3%에 불과했다. 전국 417개 대학 중 63곳(15%)은 아예 교육 자체를 하지 않았다. 여성발전기본법에 따라 대학은 성희롱 예방교육을 의무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시·도별로 이수율이 낮은 대학은 충남대 15.7%, 강원대(삼척캠퍼스) 20.2%, 인제대 22.0%, 숙명여대 22.7%, 서울대 29.2%, 포항공대 29.8% 등이었다. 또 ‘성희롱 신고 및 상담센터 현황’에 따르면, 경인여대 등 34개 대학은 성희롱을 신고·상담할 기관 자체를 두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부의 관리부실도 지적됐다. 국가인권위원회 조사로는 지난해 전국 280개 대학에서 연간 310건의 성추문 사건이 접수됐다. 하지만 교육부의 ‘2012년도 대학 성범죄 관련 상담건수 및 징계현황’에 따르면, 겨우 62개 대학만 관련 자료를 제출해 총 96건의 성범죄 사건이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가장 모범을 보여야 하는 대학이 오히려 법적 의무를 저버리는 것은 잘못”이라며 “캠퍼스 내 각종 성폭력이 근절되고 건전한 성의식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성 관련 예방교육이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수현 기자 siemp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