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세 폭탄 중산층 강타] 靑 “年 16만원 정도는 감내해야”… 野 “서민의 ‘서’자도 모르는 인식”

입력 2013-08-09 17:27 수정 2013-08-09 22:09

청와대는 9일 정부의 세제 개편안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되자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연 16만원 정도는 감내해야 하는 것 아니냐”, “봉급생활자는 유리지갑이 아니다”며 세 부담 증가를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듯한 논리를 전개함으로써 오히려 샐러리맨들의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청와대 조원동 경제수석은 춘추관을 찾아 “총 급여가 3450만~7000만원 사이인 분들은 세금이 증가되는 게 사실이다. 연 16만원으로 월 1만3000원 정도”라며 “저도 (통장에서) 16만원을 빼가면 싫지만 그 정도는 어느 정도 감내해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수석은 한발 더 나아가 “신용카드 사용 확대로 자영업자들도 소득과표가 굉장히 많이 잡히게 됐다. 옛날에 비해 봉급생활자가 상대적으로 ‘유리지갑’은 아니다”고 했다.

조 수석은 ‘13개월 월급’인 소득공제가 사라지는 건 봉급생활자들이 결국 손해를 보는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 “이해를 해주십사 하는 것이고, 아무래도 봉급생활자들은 다른 분들보다 여건이 낫지 않나”라고 말했다.

조 수석은 루이14세 재위 당시 프랑스의 재상이었던 콜베르가 “바람직한 조세의 원칙은 거위의 깃털을 뽑는 것처럼 고통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주장한 발언을 인용해 “명백한 세목 증가, 세율 인상은 경제 활력을 저해시키는 것으로 보고 그런 것이 아닌 마치 거위에서 고통 없이 털을 뽑는 방식으로 해보려고 했던 게 이번 세제 개편안의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민주당 장병완 정책위의장은 국회에서 브리핑을 갖고 “조 수석이 연 16만원을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라 한 것은 서민의 ‘서’자도 모르는 반서민적 인식으로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며 “서민의 연 16만원은 고소득자의 월 100만원보다 훨씬 소중한 가치”라고 반박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