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릴레이 나눔’ 확산] 김준호 교수 “기부는 생활 속 습관 세계적 운동 됐으면”

입력 2013-08-10 04:03


김준호(41) 동서울대학 교수는 ‘미리내맨’으로 나눔 전도사다. ‘미리내 가게’의 대표 운영진으로서 생활 속 기부실천 운동을 주도하고 있다.

김 교수는 전기정보제어공학을 가르치며 ‘기부톡’ 앱을 개발했다. 기부톡은 안드로이폰에 설치하면 통화할 때마다 기업은행에서 일정금액을 적립해 기부하는 앱이다. 사용자에게 부담이 없는 생활 속 작은 기부 습관을 장려하는 프로그램이다.

미리내 가게 설립 구상은 기부톡 앱을 만들면서부터다. 김 교수는 “기부는 즐거워야 한다”면서 “기부와 나눔은 생활 속에서 습관처럼 이뤄져야 한다는 취지로 기부톡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많은 기업과 기부단체를 접촉하면서 기부에 대한 생각 차가 크다는 것을 느꼈다. 기부단체는 본연의 사업보다 기부금을 모으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 같았다. 기업은 기부와 나눔보다는 적은 비용으로 이미지 제고에 골몰하는 것처럼 보였다.

김 교수는 2012년 기업의 사회적책임(CSR) 같은 기업 기부문화에 대해 해외사례 조사를 하던 중 우연히 서스펜디드 운동을 발견하게 돼 지난 4월 초 기부톡 페이스북 페이지에 이를 소개하게 됐다. 그는 “서스펜디드 운동에 대한 국내 네티즌들의 관심이 뜨거운 것을 목격했고 이 운동은 쉽게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미리내 가게는 현재 70여개로 김 교수가 목표하는 100호점 탄생이 8월 말쯤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 교수는 미리내 가게 해외 점을 확대하고 있다. 스리랑카에 1·2호점을 오픈했고, 일본 미국 캐나다에도 점포 오픈을 준비 중이다.

미리내 가게는 이미 소셜 벤처 글로벌 아이디어 부문에서 예선을 통과했다. 오는 10월 본선을 통과하면 12월 아시아대회에, 내년 4월 세계대회에 나갈 수 있다. 김 교수는 미리내 운동을 글로벌 운동으로 확산시키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김 교수는 “호응을 많이 얻고 다른 사람들로부터 좋은 일을 하고 있다는 연락이 올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며 “남모르게 선행하는 사람들끼리 동질감을 느끼고 뭉칠 수 있는 네트워크가 조성된 게 가장 기쁘다”고 말했다.

울산=조원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