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아웃도어 상품 왜 한국에만 오면 비싸지나
입력 2013-08-09 18:24
아웃도어 열풍 속에 한국 소비자들이 해당 업체들의 ‘봉’ 노릇을 하고 있어 안타깝다. 전반적으로 아웃도어 상품값이 미국 일본 등 선진국보다 훨씬 높고 일부 제품의 경우 두 배 가까이 비싼 것으로 나타나 충격적이다. 왜곡된 가격을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유통구조를 개선하고 소비자들의 고가지상주의 행태를 고칠 필요가 있다.
서울YWCA가 8일 발표한 ‘캠핑용품 가격과 소비자 인식’ 보고서를 보면 한국 미국 호주 일본 4개국에서 공통으로 팔리는 10개 제품의 평균 소비자가격은 한국이 미국보다 19%, 호주보다 35%, 일본보다 37% 비쌌다. 특히 일본 브랜드 스노우피크의 일부 텐트는 국내 평균 가격이 148만원으로 일본 77만원의 두 배에 육박해 바가지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는 해당 업체들이 ‘베블렌 효과’처럼 ‘한국에선 비싸야 잘 팔린다’며 허영심을 겨냥한 고가 정책을 펼친 데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관세 철폐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오히려 더 올라가는 기현상도 보이고 있다. 상당수 제품이 독점 수입 구조라서 가격은 엿장수 마음이다. 수입산 제품의 높은 마진율이나 명품 과소비 현상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개선은커녕 점점 더 심해지고 있어 걱정스럽다.
이제라도 일부 수입품의 경쟁 제한적인 유통구조를 개선해야 마땅하다. 독점 수입권자가 아닌 다른 수입업자의 병행수입을 활성화시키고 판매경로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철저한 점검을 통해 진입 장벽 등 불공정 행위가 적발되면 엄하게 제재해야 한다. 수입원가와 판매가의 차이가 적정 이윤을 넘으면 엄정 과세로 흡수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만하다.
일각의 빗나간 소비행태도 사라져야 한다. 고가 수입품에 맹목적으로 집착하는 과도한 허영심은 판매 업체들에 좋은 먹잇감이 된다. 소비자들이 더 이상 봉이 되지 않으려면 브랜드에 현혹되는 과시욕에서 벗어나 품질을 꼼꼼히 따지는 실속적이고 합리적인 소비 태도를 가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