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알카에다’… 9·11때보다 더 위협
입력 2013-08-08 18:29
알카에다가 10여년 전 세계를 충격 속에 빠뜨렸던 9·11테러 때보다 더 위협적인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AP통신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011년 5월 오사마 빈 라덴 사살에 성공한 뒤 알카에다를 일컬어 “과거의 그림자”라고 표현한 적이 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도 6일 알카에다가 “심각하게 약화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미국 정부의 행태를 보면 ‘그림자’를 상대하는 것 같지가 않다.
미국 정부는 지난 4일을 기해 이슬람권 전역 22개 국가의 외교공관들을 폐쇄하고 여행 경계령을 내리는 한편 주예멘 대사관 직원 대부분을 철수시켰다. 알카에다의 테러 공격이 임박했다는 첩보를 입수했기 때문이다. 공항과 지하철 역 등 미 국내의 보안도 대폭 강화됐다. 정확히 어디에서 테러가 일어날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AP에 따르면 알카에다는 중앙조직의 지휘 아래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던 10여년 전과 달리 ‘지방분권’ 체제로 변신했다. 빈 라덴이 살아 있을 때부터 ‘알카에다의 두뇌’로 이름을 떨쳤던 최고지도자 아이만 알 자와히리의 방침에 따른 것이다. 조직의 생존을 위해서다. 알카에다 지부들이 자금이나 테러리스트, 테러 계획을 공유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정확한 첩보 입수와 테러 대응은 더 힘들어졌다.
테러전문가인 조지타운대 브루스 호프만 교수는 “알카에다 중심조직은 쇠퇴하고 있을지 몰라도, ‘알카에다이즘’은 (이슬람 세계에) 여전히 울려퍼지면서 새로운 지지자들을 계속 끌어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유엔 전문가그룹도 안보리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알카에다 지도부의 영향력이 감소했으나 소규모 무장세력들의 활동은 활발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알카에다 및 연계 그룹들의 활동이 점점 다양해지고 차이도 분명해지고 있다”며 “느슨한 이데올로기와 테러에 대한 헌신으로만 묶여 있을 뿐”이라고 짚었다. 그 예로 알 자와히리가 소말리아 무장세력들의 갈등을 중재하지 못했던 사실을 들었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