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헤로인의 귀환’… 값싸고 구하기 쉬워 확산
입력 2013-08-08 18:29 수정 2013-08-08 14:38
최근 미국에서 헤로인 중독자가 급격히 늘고 있다. 1970∼80년대 헤로인 중독자들이 주로 대도시 사람들이었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주로 소도시와 농촌 지역을 중심으로 헤로인이 확산되고 있는 점이 달라진 특징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현지시간) ‘헤로인의 귀환’이라고 표현했다.
미국 질병통제센터 등에 따르면 2011년(이하 회계연도 기준) 미국의 헤로인 복용자는 62만명으로 2002년에 비해 53.5% 증가했다. 헤로인 과다복용으로 인한 사망자도 2010년 3094명으로 2000년에 비해 55%가량 늘었다. 텍사스에서 캘리포니아주까지 멕시코와 인접한 미국 남서부 지역에서 압수된 헤로인은 2008년 487㎏에서 2012년 1989㎏으로 4배 넘게 증가했다.
헤로인 복용자 급증은 옥시코돈과 같은 마약성 진통제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의 결과다. 부상으로 옥시코돈을 처방받아 사용했다는 28세의 전직 해병대원은 “헤로인은 값도 싸고 구하기도 쉽다”면서 “중요한 점은 나에게 옥시코돈이나 헤로인이나 효과가 똑같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팔리는 헤로인은 과거와 달리 정제 기술의 발달로 순도가 높아 중독 위험이 훨씬 높아졌다. 여기에 순도가 들쭉날쭉해 과도복용의 위험에 노출될 확률이 높다. 웨스트버지니아주 헌팅턴의 스킵 홀브루크 경찰서장은 “마치 러시안 룰렛과 같다”고 말했다.
소도시와 농촌 지역을 중심으로 헤로인이 확산되면서 중독자를 위한 치료 시설의 부족도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헤로인을 비롯한 아편류 중독 치료 시설의 93%가 대도시에 설치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광범위한 지역을 관할하다 보니 경찰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 지역의 경우 헤로인을 처음 경험하는 사람들도 급속히 늘고 있다.
맹경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