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기 불안하다… 파리 출발 에어버스機 보조날개 이상에 비상착륙
입력 2013-08-08 18:29 수정 2013-08-08 14:39
지난달 초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착륙 사고를 떠올리게 하는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여객기들은 착륙 도중 제때 멈추지 못하고 활주로를 벗어나거나 비행 중 기체 결함 등으로 잇달아 불시착했다. 대부분 보잉사 항공기다.
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미국 디트로이트로 가던 델타항공 소속 에어버스 A330 여객기가 보조날개 작동 이상으로 오후 4시15분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키폴 국제공항에 착륙했다고 블룸버그통신 등이 8일 보도했다.
비행기에는 승객 298명과 승무원 11명이 타고 있었다. 스키폴 공항은 기체 파손이나 사상자 발생 등에 대비해 비상 대기를 했다. 텔타항공은 비상착륙이 안전하게 이뤄졌다고 밝혔다. 승객들은 이튿날 다른 여객기로 암스테르담을 떠났다.
불시착 원인인 보조날개 ‘플랩’은 상공에서 기체를 떠받치는 양력을 높여 비행 속도를 조절하는 장치다. 비행기가 날아오르거나 내려앉을 때 양쪽 날개 뒷부분 가장자리에서 펼쳐진다.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항공기 균형이 무너진다. 미국 앰브리-리들 항공대 교수 레스 웨스트브룩은 “플랩이 고장 난 비행기는 북대서양을 건널 수 없다”며 “반드시 착륙해야 한다”고 말했다.
7일 오후 2시쯤 아일랜드 섀넌에서 출발한 US에어웨이 소속 보잉 757 여객기는 폭파 위협으로 미국 필라델피아 국제공항에 비상착륙했다. 필라델피아를 거쳐 피츠버그로 가는 중이었다. 승객 171명, 승무원 9명이 타고 있었다.
공항은 여객기를 공항 내 고립 지역에 착륙시켰다. 다른 항공기나 승객을 보호하려는 조치였다. 해당 여객기에서 빠져나온 승객들은 대기 중인 버스에서 기다렸다. 폭발은 일어나지 않았다.
수사당국은 테러 징후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비상착륙은 알카에다 테러 경계령이 내려진 상황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자가 필라델피아 공항에 협박 전화를 한 게 발단이었다.
같은 날 오후 인도네시아에서는 술라웨시섬의 공항에 착륙하던 라이온에어 보잉 737 여객기가 활주로에 나타난 소와 충돌했다. 기체는 활주로를 벗어나 진흙땅에 멈췄다. 일부 승객이 경상을 입었다. 소는 즉사했다.
전날인 6일 오후 2시30분쯤 키프로스 남부 지중해 연안도시 라르나카에서 이륙한 러시아 항공사 소속 보잉 737 여객기도 시베리아 노보시비르스크 공항에 비상착륙했다. 착륙 기어 한쪽 바퀴가 파손된 게 문제였다. 이날 러시아 국내선 보잉 735 여객기는 이륙 직후 기체 봉합 장치가 훼손된 사실을 확인하고 출발지로 황급히 회항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