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不通 정국] 회담 형식이 뭐길래… 지루한 평행선
입력 2013-08-08 18:29 수정 2013-08-08 22:06
여야가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대표단 회담 형식을 놓고 8일에도 지루한 대치를 이어갔다. 하지만 15일 광복절 이전에는 회담을 개최해야 ‘경축일’을 볼썽사납지 않게 보낼 수 있어 조만간 절충이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대통령과 여야 대표만 참석하는 3자 회담을 갖거나, 아니면 원내대표까지 포함된 5자 회담 뒤 별도의 단독 회담 등의 아이디어가 제시되고 있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 김한길 대표의 단독 회담 요구에 대해 “권위주의 시대에는 모르겠지만 민주주의가 엄연히 확립된 이때 대통령과 담판으로 국회 일을 종결짓겠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원내 일을 대통령과 의논하는 것은 나쁜 선례가 될 것”이라며 “야당은 청와대가 제안한 5자 회담을 거부하려면 의제 중에 원내 일이 없음을 먼저 밝히는 게 순리”라고 지적했다. 황 대표는 그러면서 “원내 문제가 포함됐다면 5자 회담을, 그게 아니라면 민주당이 그동안 정례화를 주장해온 3자 회담 자리를 조속히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반면 민주당 김 대표는 오전 서울시청 앞 천막당사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엄중한 정국을 풀자고 단독 회담을 제안하자 청와대가 5자 회담을 역제안하면서 기싸움으로 상황이 흘러가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오후 전북 전주 전북대 앞에서 가진 국민보고대회에서도 “박 대통령은 야당 대표 시절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영수회담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면서 이제 대통령이 돼서는 양자 회담은 안 된다고 한다”며 “원칙주의자인 박 대통령의 원칙이란 게 이런 것이냐”고 따졌다. 민주당은 배재정 대변인을 통해서도 “단독 회담 제안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3자 회담이나 5자 회담 뒤 별도 단독 회담이 성사될 가능성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김 대표도 황 대표가 이날 다시 제안한 3자 회담에 대해 “고려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다만 청와대가 정식으로 제안해온다면 그때 가서 판단할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고 김관영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새누리당과 민주당 주변에서는 “3자 회담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 아니냐”는 얘기들이 많아 3자 회담으로 귀결되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아울러 5자 회담과 단독 회담을 둘 다 충족하는 아이디어도 나왔다. 새누리당 황영철 의원은 평화방송 라디오에서 “5자 회담 이후에 잠깐 (박 대통령과 김 대표가) 따로 자리를 갖는 방법도 가능하다”고 제안했다.
손병호 유동근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