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나루] 황우여 대표 ‘어당팔’ 리더십…3자회담 당내 지지 기류 견인

입력 2013-08-09 05:01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의 ‘어당팔 리더십’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어당팔’은 ‘어수룩해 보여도 당수(唐手·가라테) 8단’의 줄임말이다. 겉으론 약해 보여도 정치력이 만만치 않은 숨은 고수라는 의미로 황 대표의 별명이다.

‘어당팔 리더십’은 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재확인됐다. 황 대표가 5일 전격 제안했던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3자 회담이 심재철·정우택 최고위원 등 초계파의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황 대표의 3자 회담 카드는 틈새를 노린 ‘회심의 한방’이었다. 민주당은 대통령과의 단독회담을, 청와대는 대통령과 여야 대표 및 원내대표의 5자 회담을 각각 고수하는 상황에서 3자회담은 실현 가능성이 높은 타협안인 셈이다.

당내에선 “여야의 강경 대치를 미리 내다보고 몇 수 앞선 절충안을 냈다”는 평가다. 최고위 비공개 회의에서도 “국정원 국조가 마무리돼 의제 정리가 되면 3자 회담이 가능할 것도 같다”며 ‘조건부 찬성’이 우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여야가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열람 문제로 대치할 때 황 대표가 꺼낸 ‘대화록 사전 유출 국정조사 수용’ 카드와 국가정보원 국정조사 파행 당시 ‘국정원 개혁 특위 설치’ 카드는 번번이 여권 강경파의 반대에 부딪혀 좌절됐다. 하지만 황 대표는 포기하지 않았다. 최근 폴란드 방문에 동행했던 한 의원은 “황 대표가 자신이 국내에 없는 상황에서 야당이 장외투쟁에 나서자 안절부절못했다”며 고심 끝에 타협책을 꺼내든 심정을 전했다.

3자회담에 대해서도 친박 일각에선 “3자면 여야가 2대 1인데 정말 우리 쪽이 2냐”며 불신의 목소리도 있다. 당내 반대를 넘어 국회선진화법을 관철시켰던 것처럼 황 대표가 다시 한번 강경파의 반대를 뛰어넘는 ‘어당팔’의 강단을 발휘할지 주목된다.

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