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 변화 이끈 고르바초프 자서전

입력 2013-08-08 17:35 수정 2013-08-08 15:12


선택/미하일 고르바초프(프리뷰·2만1000원)

구 소련의 최초이자 마지막 대통령, 20세기의 거인 미하일 고르바초프(82)의 자서전이다. 1985년 공산당 서기장에 오른 뒤 페레스트로이카(개혁)와 글라스노스트(개방) 정책으로 소련의 변화를 주도했던 그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엇갈린다. 서구에서는 냉전 체제를 종식시키고 동유럽 민주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1990년 노벨평화상까지 수상했다. 반면 구 소련과 동구권에서는 사회주의 종주국인 소련의 해체를 불러온 변절자이자 실패자라고 비판한다. 그는 책에서 “페레스트로이카는 실패한 시도인가, 아니면 성공한 것인가 질문을 자주 받는다. 나는 무산됐다고 대답해준다”며 그 의미와 진정성을 항변한다. 또 소비에트 연방의 해체 과정, 보리스 옐친 전 러시아 대통령과의 갈등, 강경파들의 8월 쿠데타 등 민감한 정치적 현안에 대한 뒷이야기를 담담히 들려준다.

“이 책은 내 삶의 어떤 면이 나의 정치적 삶에 그토록 큰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대답”이라는 그의 소개말처럼, 정치뿐만 아니라 그의 인간적인 면모를 엿볼 수 있다. 아내 라이사와의 젊은 시절 사랑 이야기부터 1999년 혈액암으로 사별할 때까지의 이야기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3월 전 세계 동시 출간된 독일어판을 번역한 것으로 러시아에서만 지난해 11월 ‘나홀로’란 제목으로 먼저 공개됐다. 이기동 옮김.

김나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