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인간적인 경계가 무너진 곳에서

입력 2013-08-08 18:31


열왕기하 5장 1~14절

오늘 본문의 핵심은 아람의 군대장관인 나아만이 인생 최대 위기순간에 하나님을 만나고 인생의 후반부를 복되게 살았다는 것입니다. 나아만은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할 때 의심, 경계심을 내려놓았습니다.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는 우리가 예측치 못한 때에, 예측치 못한 방법으로 우리를 찾아옵니다.

나아만은 모든 사람들이 부러워할 만한 조건을 갖춘 사람이었습니다. 왕의 총애를 받았고 백성들도 그를 존경했습니다. 모범적인 가장이었습니다. 그러나 치명적인 문제가 하나가 있었습니다. 1절 후반부에 나와 있습니다. “그는 큰 용사이나 나병 환자더라.” 나아만은 이 무서운 질병으로 육신의 절망뿐 아니라 정신적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병을 고치고 싶었지만 마땅한 방법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병을 고치기 위한 방법을 수소문했습니다. 그러던 중 전혀 뜻밖의 사람에게 치료의 소망에 대한 소식을 듣게 됩니다. 자신의 집에서 일하는 이스라엘 출신 어린 여종이었습니다. 이방인들이 혐오스럽게 여기는 유대인입니다. 포로로 잡혀 온 종이었습니다. 그러나 놀라운 치유의 역사는 포로인 이스라엘의 어린 여종을 통해 시작됩니다. 하나님은 일반적인 사고의 경계를 뛰어 넘어 역사하십니다.

하나님의 은혜는 세상적인 기준으로 얻을 수 없습니다. 나아만은 치유의 소망을 갖게 된 후 이스라엘 선지자 엘리사를 만나기 전 값비싼 예물을 준비합니다. 그러나 엘리사는 엄청난 예물을 갖고 온 그를 환대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문 밖에 세워 두었습니다. 사환을 시켜 ‘너는 가서 요단강에 몸을 일곱 번 씻으라’고만 지시했습니다. 나아만은 이를 실천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자존심을 무너뜨려야 했기 때문입니다. 강대국의 군대 장관을 푸대접한다는 것이 잘 납득이 안 됐을 것입니다. 치료법 또한 그가 예상했던 것과 달랐을 것입니다. 더구나 요단강은 아람 나라에 흐르는 아바나와 마르발 강에 비해 더럽고 초라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엘리사를 통해 나아만이 요단강에서 몸을 씻게 하시고 이스라엘 외에는 온 천하에 진정한 신이 없다는 걸 깨닫게 하십니다.

나아만은 요단강에 들어가 일곱 번 몸을 씻습니다. 요단강에 여섯 번째 들어갈 때까지 나아만의 몸에는 어떤 변화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요단강에 들어갈 때마다 상처에 물이 들어가고, 힘껏 문질렀으니 상처는 더 심해졌을지도 모릅니다. 실망과 분노와 의심이 더욱 커졌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나아만은 끝까지 순종했습니다. 어리석어 보여도 자존심이 상해도 마지막까지 순종했습니다. 그 결과 썩어가던 몸이 어린이의 살과 같이 깨끗하고 아름답게 회복됐습니다. 그는 하나님께 영광을 돌립니다. 여기서 우리는 하나님께서 명령에 온전히 순종하는 자에게 은혜를 베푸신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는 삶에 가득한 자존심, 의심, 분노 등 인간적인 경계를 무너뜨려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구한다면 반드시 그래야 합니다. 하나님은 온전히 순종하는 이들과 교감하십니다. 여러분 모두 뜻하지 않는 방법으로 찾아오는 하나님의 은혜, 세상적인 기준으로 얻을 수 없는 은혜, 온전히 마지막까지 순종하는 자에게 주어지는 특별한 은혜를 체험하시기를 축원합니다.

서울 영세교회 김충렬 목사